[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1번타자→8번타자' 너무나 못쳐서 타순이 한참 뒤로 밀려났다. 팀내 최고연봉자의 자존심이 상할 법하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팀내 최고연봉선수' 김하성이 이틀 연속 1번타자로 나와 안타를 치지 못하다 가차없이 8번 타순으로 끌어내려졌다.
김하성은 14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수터헬스 파크에서 열리는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8번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배치됐다. '1할타자'이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로 보인다.
이 경기 전까지 김하성의 시즌타율은 고작 0.188에 그치고 있다. 9경기에 나와 64타수 동안 12안타를 쳤다. 2홈런 5타점 4득점이 세부 지표다. 출루율은 0.278이고, 장타율 0.313으로 이 두 지표의 합계인 OPS는 0.581을 찍고 있다. 김하성이 만약 '팀내 최고연봉(1300만달러, 한화 약 181억원)'을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면, 진즉에 마이너리그로 쫓겨날 법한 스탯이다.
김하성은 앞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3연전 중 1, 2차전에 이례적으로 1번 타자로 배치됐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의 도박과 같은 배치였다. 김하성이 바로 앞선 11일 시애틀전에서 2루타와 홈런을 연거푸 날리자 타격감이 살아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타격감이 살아난 '최고연봉자'를 더 많은 타석에 나가게 한다는 선택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명백한 오판이었다. 김하성의 타격감은 회복된 게 아니었다. 시애틀 전에 어쩌다 잘 맞았을 뿐이다.
12일 경기에서는 5타수 무안타, 13일에는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리드오프 김하성'이 이틀간 9연타석 무안타에 그치며 캐시 감독의 실험은 '대참사'로 귀결됐다. 김하성은 결국 타율 2할을 유지하지 못했다. 다시는 꺼내서는 안될 카드로 결론이 났다.
캐시 감독도 이런 현실을 받아들인 듯 하다.
14일 애슬레틱스전에 김하성을 8번으로 내렸다. 유격수 자원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수비수로는 쓸 수 밖에 없지만, 타격에서는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탬파베이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김하성이 뒤늦게 지난 7월초 복귀했지만,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김하성은 시즌 후 FA로 나갈 수는 있는 옵션이 있다. 하지만, 안나가는 게 좋을 듯 하다. 시장에 나가면 빙하기 이상의 혹독한 냉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 시급한 건 타율을 적어도 2할대로는 맞추는 일이다. 현재의 김하성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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