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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비긴다고?' 6:0→6:6 피눈물나는 롯데, 10연패 탈출 실패…LG와 248분 혈투 끝 '충격' 무승부 [잠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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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 경기 이기기가 이렇게 힘들줄이야. 거인 군단이 14일만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또 허무하게 놓쳤다.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와의 주중시리즈 3차전은 연장 11회말에 걸친 248분 혈투 끝에 6대6 무승부로 끝났다.

이로써 롯데는 '사상 첫 10승 퇴출 외인' 데이비슨의 마지막 경기이자 승투였던 8월 7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아직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길고도 질긴 '데이비슨의 저주'다.

이로써 롯데는 58승5무55패를 기록했다. 4위 자리는 지켰지만, 이날 SSG 랜더스가 승리함에 따라 3위와의 차이가 0.5경기로 벌어졌다.

불펜이 잇따라 총동원된 결과인 만큼 NC 다이노스와의 주말시리즈는 또 그대로 먹구름이다. 특히 불펜의 핵인 최준용은 19일 퓨처스 KT 위즈전, 20~21일 LG전을 잇따라 책임졌다.

롯데의 10연패는 백인천 전 감독의 2003시즌 개막 12연패, 7~8월 15연패 이후 22년만의 굴욕이다.

LG는 올시즌 3번째 무승부(70승43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2위 한화 이글스가 패함에 따라 한화와의 차이는 5경기로 늘어났다.

롯데는 이날 황성빈(중견수) 박찬형(3루) 고승민(우익수) 레이예스(좌익수) 유강남(포수) 노진혁(지명타자) 나승엽(1루) 한태양(2루) 이호준(유격수)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발은 이민석. 롯데는 주전 유격수 전민재가 내복사근 손상으로 1군에서 말소되며 설상가상의 타격을 입었다.

이날 LG는 천성호(우익수) 문성주(지명타자) 오스틴(1루) 문보경(3루) 김현수(좌익수) 오지환(유격수) 박동원(포수) 구본혁(2루) 박해민(중견수)로 맞섰다. 선발은 치리노스.

초반부터 LG가 보기드물게 흔들렸다. 1회초 LG 선발 치리노스가 리드오프 황성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박찬형의 번트 때는 LG 2루수 구본혁의 1루 커버가 늦었다. 이어 2루주자 황성빈이 견제에 걸리는 순간 재빨리 3루 도루로 선회하며 LG 내야를 뒤흔들었다.

고승민의 애매한 2루수 뜬공 때 황성빈이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됐고, 레이예스의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유강남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어렵지 않게 2점을 뽑았다.

3회에도 고승민과 레이예스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고, 유강남의 희생번트 때 3루수 문보경의 악송구로 1점을 더 추가했다. 나승엽의 땅볼로 착실하게 1점 더 추가하며 4-0.

그리고 4회초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이호준의 솔로포가 터졌다. 오른쪽 담장 너머 124.7m 비거리를 기록했다. 퓨처스에서도 없었던 프로 데뷔 첫 홈런이다. 롯데는 5회초에도 노진혁의 좌측 담장 직격 3루타에 이은 나승엽의 적시타로 6-0까지 앞서갔다.

하지만 반전의 싹이 움텄다. LG는 6회말 오스틴이 안타, 문보경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불펜이 마땅찮은 롯데 벤치는 이민석에게 '조금 더'를 요구했으나, 김현수마저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무사 만루가 되자 더이상 버티지 못했다.

롯데는 정철원을 올렸지만, 오지환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1사 후 폭투로 1점을 더 내줬다. 여기에 LG 구본혁의 2타점 적시타가 더해지며 4-6까지 쫓겼다. 롯데는 3번째 투수 정현수를 올렸고, 이어진 2사 2,3루를 막아냈다.

하지만 LG는 7회말 정현수를 상대로 선두타자 오스틴이 무려 137.5m, 장외홈런이 될 뻔한 대형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어 문보경마저 연속 타자 홈런으로 잠실에서 가장 먼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121.2m 연속 타자 홈런을 쳤다. 올해 23호 연속 타자 홈런으로 단숨에 6-6 동점.

롯데는 결국 아껴뒀던 최준용 카드를 꺼냈고, 최준용은 2사 1,2루까지 가는 고전 끝에 7회말을 마무리지었다. 롯데는 LG 장현식을 상대로 8회초 2사 2,3루 찬스를 잡았지만, LG 김진성을 공략하지 못했다. 김진성이 9회초, 롯데 마무리 김원중이 9회말을 각각 3자 범퇴처리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롯데는 연장 10회초 함덕주에게 3자범퇴로 막혔다. LG는 연장 10회말 1사 후 박해민 박관우 문성주의 3연속 안타로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김원중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오스틴이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문보경은 땅볼로 물러났다.

롯데는 연장 11회초 1사 후 박찬형이 볼넷을 골랐지만, 대주자 장두성의 2루 도루가 실패하며 마지막 기회를 날렸다.

LG는 연장 11회말 2사 후 박동원이 안타로 출루했고, 대주자 최승민을 투입했다. 최승민의 2루 도루가 성공했지만, 마지막 타자 구본혁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무승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