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태인 회장)이 대한민국 국군체육부대 발전을 위해 매년 1000만 원 기부를 약속했다.
27일 오전 10시 30분 국군체육부대에서 관련 후원 협약식이 열렸다. 협약식에는 이 회장을 대신해 아들인 이상현 대한사이클연맹 회장(대한체육회 감사)과 진규상 국군체육부대장이 참석했다.
이번 기부는 이 회장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로서 국가보훈부, 서울특별시, 서초구에서 지급받는 참전용사 수당에 개인 기부금을 더해 마련된 뜻깊은 후원금이다. 후원금은 매년 국군체육부대 25개 종목 중 10개 종목을 선정해 종목별로 100만 원씩 지원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참전용사로서 받은 수당을 다시 후배 체육인들에게 환원해 국가 위상을 높이기 위해 헌신하는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고자 하는 뜻을 전했다.
첫해인 2025년에는 사이클, 하키, 육상, 핸드볼, 양궁, 탁구, 유도, 역도, 배드민턴, 테니스 등 10개 종목이 선정됐다. 2026년과 2027년에도 순차적으로 다양한 종목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선배 체육인으로서 후배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 이번 후원이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의 사기 진작과 더불어 민간 후원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가 국군체육부대 선수들의 도약과 대한민국 스포츠 위상 강화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1980년 동국산악회 한국 마나슬루 등반대 대장으로 해발 8156m의 마나슬루봉을 한국 최초 등정을 이끈 전문 산악인이다. 이후 한국 에베레스트원정대를 비롯해 여러 차례 원정대를 이끌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엄홍길 대장과 고(故) 박영석 대장의 히말라야 14좌 완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2005년부터 2016년까지 대한산악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산악을 스포츠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 했다. 그의 회장 재임 시기에는 스포츠클라이밍이 전국체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중국, 대만, 몽골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 등반 기술과 문화를 전파하는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국제클라이밍대회의 국내 유치를 통해 세계 산악계와의 교류를 활발히 이끌었다. 2009년부터는 아시아산악연맹 회장으로 활동했다. 아시아 회원국 간의 협력 강화와 국제산악연맹과의 관계 증진에 기여했다. 한국인 최초로 국제산악연맹 명예회원으로 추대되는 영예를 안았다.
체육행정 분야에서도 활약이 두드러진다. 대한체육회 이사, 남북체육교류위원장,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는 코리아하우스 단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1990년부터 시작한 '태인체육장학금' 사업을 통해 36년간 총 741명의 체육 꿈나무에게 약 6억 60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유소년 체육 육성과 저변 확대에 기여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이 회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4년 재무부장관 표창, 1998년 국무총리 표창, 2011년 상공의 날 석탄산업훈장, 2015년 국무총리 표창, 2022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그의 체육계 발자취는 다음 세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차남 이상현 ㈜태인 대표는 대한사이클연맹 회장과 대한체육회 행정감사로 활동 중이다. 대한하키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2023년에는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년엔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을 맡아 국제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이상현 회장은 외조부인 고(故)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전 대한역도연맹 회장), 아버지 이인정 회장(전 대한산악연맹 회장)에 이어 대한하키협회 회장을 맡았다. 한국 체육계 사상 최초로 3대에 걸쳐 종목단체장을 맡아 화제가 된 바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