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중국 국적의 리슈잉(22·CJ)이 26일 전남 나주시 해피니스CC(파72·6천72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KLPGA) 투어 광남일보·해피니스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 정규투어 첫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많은 한국 선수들이 물을 뿌리며 데뷔 첫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한국선수들과 친밀해 보이는 모습. 언어장벽이 없을까 했지만 궁금증은 금세 풀렸다.
리슈잉은 중계 인터뷰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첫 우승 어떻게 했는지 실감이 안난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유가 있다. 중국 상하이 출신인 그는 한국인 아버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한국인인데다 여덟살 때부터 한국에서 살아 한국어에 능통하다. 한국선수들과 언어장벽이 없고 성격도 좋으니 친하게 지낼 수 밖에 없다.
리슈잉은 26일 전남 나주시 해피니스CC(파72·6천727야드)에서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
지난 2015년 9월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우승한 노무라 하루(일본) 이후 10년 만에 탄생한 KLPGA 정규 투어 외국인 선수 우승자. 중국 국적 선수의 KLPGA 정규 투어 대회 우승은 리슈잉이 처음이다. 리슈잉은 KLPGA가 외국인 선수들에게 국내 투어 진입 기회를 주기 위해 준회원 선발전, 점프 투어를 전면 개방한 이후 국내 선수와 같은 과정을 거쳐 정규투어에 데뷔한 첫 외국인 선수.
2022년 점프투어 2승을 거둔 그는 2023년 정규투어에서 신인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KLPGA 파마리서치 리쥬란 드림투어 왕중왕전에서 우승한 리슈잉은 올 시즌 정규투어에서 시즌 초 두 차례 공동 4위를 기록한 끝에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8위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리슈잉은 14번 홀(파4) 15m 칩 인 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16번 홀(파4) 미스로 보기를 범했지만, 다음 홀인 17번 홀(파5)에서 특유의 장타로 세컨드샷을 프린지에 떨어뜨린 뒤 홀 1m에 붙여 버디를 잡고 우승을 확신했다.
리슈잉은 "칩인 버디를 한 14번 홀은 위기였다. 티샷도 (러프에 떨어진) 미스였다. 안전하게 파세이브 하고 넘어갔으면 했는데 버디가 나와 흐름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환점이 된 홀이었음을 이야기 했다. 16번 홀 미스와 17번 홀 바운스 백에 대해 그는 "타수를 전혀 몰랐다. (캐디) 오빠한테 아직 우승권에 있냐고 물었는데 말을 안해주시더라"며 "리더보드도 10번 홀에서 한번 보고 못 봤다. 17번에서 바운스 백 하면서 우승권이라 하길래 1타라도 끝날 때까지 줄여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생애 첫 우승에 대해 리슈잉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행복한 순간이다. 믿기지 않고, 좀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었던 올해 우승까지 해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리슈잉은 시상식에서 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었다.
2라운드까지 공동 1위였던 마다솜과 박혜준은 박주영, 유지나, 박소혜와 함께 나란히 9언더파 207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