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번 한국시리즈는 지난해까지 열렸던 한국시리즈와는 달랐다. 1,2-3,4-5,6,7차전으로 열린 시리즈가 아니라 1,2차전 후 3,4,5차전이 3연전으로 열리고 6,7차전이 열리는 2-3-2 구조로 바뀌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의 5차전이 바뀐 것에 주목했고 이에 맞춰 전략을 짜면서 우승을 이뤄냈다.
1차전 선발을 요니 치리노스가 아닌 앤더스 톨허스트로 바꾼 것도 5차전 때문이었다. 일반적인 시리즈로 본다면 치리노스가 1차전 선발로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올시즌을 풀타임 뛰며 13승6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해 LG의 선발진을 이끌었다. 체력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4일을 쉬고 한국시리즈에 나서는만큼 1차전 선발로는 손색이 없었다. 톨허스트가 후반기에 와서 좋은 피칭을 해줬지만 1선발의 의미를 담는다면 치리노스가 나가는 것이 맞았다.
5차전이 지난해처럼 열렸다면 치리노스가 1차전에 나갔을 것. 1차전 선발이 5일 휴식후 5차전에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1차전 선발이 나흘을 쉬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치리노스는 올시즌 나흘 휴식후 성적이 안좋았다. 회복 속도가 늦다는 뜻. 결국 톨허스트가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염 감독의 생각대로 톨허스트는 1차전 6이닝 2실점에 이어 5차전에선 7이닝 1실점의 눈부신 호투로 두번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4차전에서 불펜 기용은 충격적이었다. 선발 치리노스가 6이닝 1실점으로 막았으나 타선이 한화 선발 와이스에게 막혀 0-1로 지고 있었는데 7회말 수비 때 장현식이 등판했다. 필승조를 쓴다면 함덕주나 김진성 혹은 송승기가 나오는 것이 맞는데 장현식이 등판했다는 것은 질 것을 생각하고 추격조를 낸다는 의미였다. 포스트시즌, 그것도 한국시리즈에서 겨우 1점차에 추격조를 꺼내는 것은 의아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추격조를 내고도 LG는 9회초 대거 6점을 뽑아 7대4의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고 2승2패가 될 위기에서 3승1패의 우세로 바꾸면서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염 감독은 2승2패가 되더라도 이후 필승조 불펜을 5,6,7차전에 모두 쓰기 위한 전략을 썼다. 4차전서 필승조를 다 쓰고 진다면 3,4차전에 필승조가 연투를 하고도 지는 상황이라 분위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컸고 5차전에 필승조를 쓰기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겨우 1점차였지만 과감하게 필승조를 쓰지 않고 5,6,7차전에 승부를 거는 것으로 전략을 쓰면서 불펜 운영을 원활하게 가져가려 했다. 만약에 LG가 4차전에서 패했더라도 LG는 마운드를 한화보단는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남은 3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매 경기가 총력전인 한국시리즈에서도 한정적인 자원에서 최대치를 끌어내려는 염 감독의 전략이 빛났던 시리즈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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