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군 입대 이후 이런 집중 수비 훈련은 처음이다."
김원형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마무리캠프에서 칼을 뽑았다. 기존 일정을 살짝 변경해 '디펜스 데이'를 집어넣었다. 프로 11년차인 베테랑 내야수 박계범조차 웃음기가 사라졌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달 29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두산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다. 야수진은 타격 주루 수비 순환 체계로 운동한다. 그런데 김원형 감독이 수비 훈련을 강화하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게 지옥 훈련이 시작됐다. 매일 내야수 한 명씩 오후 공식 훈련 열외다. 보조구장으로 이동해 3루 베이스에서 펑고만 받는 것이다. 야구공 300개짜리 노란 박스를 그 자리에서 모두 비워야 끝난다.
당초 어린 야수들 위주로 진행했는데 박계범은 자청했다. 홍원기 수석코치와 서예일 퓨처스팀 수비코치가 주도하는 가운데 김원형 감독도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박계범은 "군 입대 후 이런 집중 수비 훈련은 처음인 것 같다. 아무래도 무의식 중에 핸들링하는 것들이 실전에서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게 크다. 몸은 힘들지만 노란 박스가 텅 빈 것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고 감탄했다.
반복 또 반복을 통해 몸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반응하도록 만드는 것이 이 훈련의 목표다.
서예일 코치는 "빠른 템포로 펑고를 받으며 힘이 빠지면, 자연스레 힘을 뺀 채 글러브 핸들링을 하는 게 익숙해진다. 어려운 타구를 보면서 감각 훈련에도 도움이 된다. 또 멘탈적으로 타구 하나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체력 소모가 어마어마한만큼 성취감도 크다. 박지훈은 "힘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첫 타구를 받자마자 '뭔가 잘못됐다' 싶었다. 5분 만에 다리가 안 움직였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등부터 허리까지 온몸이 뭉쳤지만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1시간 넘는 펑고에도 지친 기색 없이 독려해주신 서예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올해 주전으로 발돋움한 오명진도 자신감을 얻었다. 오명진은 "어떤 타구든 잡을 것 같다. 힘 빼고 타구를 쫓게 되는 동시에, 슬라이딩도 원없이 연습한 느낌이다. 내년엔 최소실책을 목표로 수비력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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