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통산 276홈런 거포, 왜 FA 신청 포기했나.
생각지도 못한 선택이다. 두산 베어스 홈런 타자 김재환이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KBO는 8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했다. KBO는 총 30명의 FA 자격 선수를 공시하고 이틀 동안 신청을 받았는데, 총 21명의 선수가 FA 신청을 했다. 박찬호, 강백호, 김현수 등 대어로 예상되는 선수들은 예상대로 FA가 됐다.
눈에 띄는 건 미신청 선수 중 김재환이 있다는 것. 미 신청 선수 면면을 보면 일찌감치 은퇴를 선언했거나 FA 선언을 해봤자 협상에서 득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는데, 김재환은 의외다.
김재환은 베어스 구단 역사상 최고의 홈런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16년 37홈런을 터뜨리며 잠재력을 대폭발시키더니 2017년 35홈런, 2018년 44홈런을 터뜨리며 정점을 찍었다. 2020년 30홈런, 2021년 27홈런을 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선수임을 생각하면 엄청난 홈런 수치.
그 보상을 제대로 받았었다. 2022 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115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다. 2023 시즌 10홈런 극도로 부진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강정호에게 특별 과외를 받고 타격폼을 바꾸는 등 애를 써 29홈런으로 부활했지만, 올해 또 타율 2할4푼1리 13홈런으로 침묵하다시피 했다.
그래도 여전히 한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 잠실이 아닌 다른 구장으로 가면 장타력이 유지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홈런이 잘 나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 라이온즈에 김재환이 있다고 생각하면 투수가 받는 압박감이 또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FA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일까. 일단 자신의 현 기량과 시장 상황을 냉철히 보고 내린 결정으로 해석해야할 상황이다. 은퇴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일단 FA 재수 전략이 있다. 작년 29홈런의 기억이 있다. 올시즌 부진했지만, 내년 다시 부활해 20개 이상의 홈런을 치면 115억원 같은 초대형 계약은 아니더라도, 올해보다 나은 분위기에서 FA 선언을 할 수 있다.
두산에 대한 충정심도 보여줄 수 있다. 좋지 않은 성적인데도 FA 선언하며 상황을 어지럽게 하지 않고, 그동안 자신을 인정해준 팀에 남아 '백의종군'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B등급으로 보상이 있는 상황에서 'FA 미아'가 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고 일단은 두산에 잔류하는 걸 최우선 방침으로 세웠다면 FA 미신청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최근에는 비FA 다년계약도 있기에 FA 자격에 그리 목을 맬 필요가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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