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너무 우승 생각만 했어요. 내 골프를 쳐야했는데."
장희민이 모처럼 만에 활짝 웃었다. 우승까지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골프가 필드에서 구현되니 성적을 떠나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장희민은 8일 제주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KPGA 투어 챔피언십 in JEJU 3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치며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2022년 첫 우승 후 생애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장희민은 공동 선두가 된 임예택과 한 조로 플레이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마지막 18번홀 버디로 12언더파 균형을 맞추며 경기를 끝냈다. 3라운드 후 만난 장희민은 "1번홀부터 생각지 못한 버디가 나와 플레이가 잘 풀렸다. 마지막 홀도 세컨드샷이 딱 좋아하는 거리과 바람이었다. 공동 선두로 끝내 기분이 훨씬더 좋았다"며 웃었다.
장희민은 2022년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혜성같이 나타나 우승을 거머쥐며 스타덤에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세 시즌 째 우승 소식은 없다. 그나마 지난해 2개 대회에서 2위에 오른 걸로 만족해야 했다. 장희민은 "첫 우승 후 실력을 쌓을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너무 우승을 위한 노력만 한 것 같다. 머릿 속에 우승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 올해는 그냥 내 골프를 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훨씬 편해지고, 시합에 나오는 것도 재미있고 그렇다"고 고백했다.
그래도 우승 기회는 기회. 날마다 오는 찬스가 아니다. 장희민은 "그런 생각에 무너졌던 적이 많다. 최종 라운드도 내 골프를 친다는 생각만 하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친한 선배 임예택과 함께 2, 3라운드를 치며 시너지 효과가 났다. 두 사람은 마지막 날도 챔피언조로 함께 나선다. 장희민은 "정말 좋아하는 형이다. 연습 라운드도 많이 같이 했다. 그래서 편하다. 물론 승부는 승부니, 찬스가 오면 열심히 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제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