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김정은은 김정은이다. '레전드'라는 것이 있다."
여자프로농구(WKBL) '맏언니' 김정은(38·부천 하나은행)이 베테랑다운 플레이로 극찬을 끌어냈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부천 하나은행은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첫 번째 라운드 로빈을 4승1패로 마감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하나은행은 올 시즌 반전의 시작을 선보였다. 그 중심에는 김정은이 있다. 에이스이자 베테랑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이 감독이 "'레전드'라는 것이 있다"며 "김정은에게 원하는 것은 '한 방'이다. 그는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팀을 잘 이끌어 가준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김정은은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다. 그는 2005년 하나은행의 전신 신세계 쿨캣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20년 동안 쉼 없이 코트를 누볐다. 부상도 그의 농구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김정은은 지난 시즌까지 총 590경기에 나섰다. WKBL 역대 3위 기록이다. 김정은보다 더 많이 코트에 나선 선수는 임영희(600경기) 한채진(597경기·이상 은퇴) 둘뿐이다. 김정은은 올 시즌 벌써 5경기를 치렀다. 새 역사를 쓰는 것은 시간문제다.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은 있다. 김정은은 올 시즌 역할을 살짝 바꿨다. 선발로 긴 시간을 뛰는 대신 로테이션 멤버로 임팩트 있게 뛴다.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불만은 없다. 그는 후배들의 성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김정은은 "비시즌 혹독하게 훈련했다. 우리팀은 (드래프트에서) 앞순위에 뽑힌 선수들이 많다보니 볼 가지고 하는 건 좋아하는데 궂은일을 소홀히 했다. 올 시즌엔 선수들 몸놀림부터 다르다. 기본적인 것 안하면 코트에 나갈 수 없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사실 지난 시즌엔 답이 보이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은 몸이 되지 않으면 집중력이 되지 않는다. 이제 땀의 가치를 알아가는 것 같다. 가장 큰 소득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출전 시간은 줄었지만, 팀의 중심이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 그는 "정선민 코치님이 대표팀 때 방장이었다. 나를 아직도 20대 정은이로 본다(웃음)"며 "출전 시간이 줄 것은 알았다. 비시즌 때 3쿼터 들어가면 5분은 몸 예열하는데 끝났다. 그래도 감독님이 원하는 부분에 맞춰야 했다. 개인적으로는 수비 못하면 은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에서도) 내가 들어갔을 때 '분명히 해야한다' 그런 생각으로 임한다"고 했다. 하나은행은 5일 아산 우리은행과 대결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