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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이강달' 강태오 "인간 가마로 말타는 신, 이렇게 화제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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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배우 강태오가 화제의 '말타는 신'을 언급했다.

강태오는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말타는 비하인드신이 이렇게 이슈될 줄 몰랐다"라며 "인간 가마 형태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에서 세자 이강 역을 맡은 강태오는 절절한 사랑과 치열한 복수가 교차하는 서사를 밀도 있게 완성하며 완벽한 해피엔딩을 그려냈다.

특히 3화 엔딩에서 말타는 장면이 사실은 말이 아닌 사람에게 업혀 연기한 장면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는 '강태오 명연기'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강태오는 "SNS에 홍보 겸 비하인드 컷들을 올리는데, 3회차에 올릴 사진이 마땅히 없더라"며 "뭘 올릴까 고민하다가 매니저분이 찍어주신 사진이 있어서 올렸는데, 이게 이렇게 이슈가 될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이어 "어머니도 '이게 뭐냐, 고생 많이 한다'고 하셨다. 원래는 바닷가에서 렉카 위에 조형 말을 올려 촬영해야 했는데, 갯벌에 렉카가 빠지면서 그걸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렉카를 부른 차까지 빠졌다"며 "해는 지고 있고 밀물 때문에 시간이 없었다. 3부 엔딩이라 중요한 신이었는데, 결국 인간 가마 형태로 촬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자세히 보면 해는 지고 물은 들어오고 있다. 그냥 몰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생각할 여유가 없었고, 몸이 알아서 자동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던 순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반응에 대해서는 "댓글에 'ㅋㅋㅋㅋ'가 정말 많더라. '저게 뭐야'라는 반응도 있었다"며 "촬영할 때도 이게 맞는지 걱정은 했다. '일단 한 번 찍어볼게요' 하고 갔는데, 당시에는 너무 급했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친구들도 웃기다고 하더라. 반응이 재미있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며 "무엇보다 감독님이 좋아하셨다. 열악한 환경이 드러나는 장면이라 감독님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홍보를 잘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민망하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극 초반 '망나니 왕세자'에서 후반부 모든 것을 걸고 움직이는 이강은 온도 차가 큰 인물이다. 강태오는 "초반에는 대본을 1부부터 4부까지만 받은 상태로 촬영을 시작했다"며 "이 작품뿐 아니라 다른 인물을 연기할 때도 감정 라인을 빌드업하는 편"이라고 짚었다.

이어 "배우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저는 작가님, 감독님과 함께 서사를 분석하고 그걸 기억 속에 쌓아두는 방식"이라며 "아픔을 가진 인물이 정치에 관심 없는 것처럼, 일부러 망나니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걸 신 바이 신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또 "회차가 거듭될수록 캐릭터의 개연성이 만들어진다"며 "여기서는 얼마나 슬프게 울어야 한다기보다, 슬픈 감정을 비교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억눌러왔던 감정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눈물 연기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태오는 "눈물을 흘리는 연기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편"이라며 "강이는 후반으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반응이 나오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좌상에 대한 복수심을 품은 눈빛으로 눈물을 흘릴 때는 눈을 더 붉게 만들고 싶었다"는 강태오는 "촬영 세팅 때부터 일부러 눈을 안 감고 있기도 했다. 그러면 눈이 시렵고 데미지가 오는데, 그런 외적인 캐릭터를 먼저 만들어 상황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이가 연월이를 대할 때와 달이를 대할 때의 포인트를 다르게 주고 싶었다. 달이에게 울분을 토해낼 때는 연월이 때보다 조금 더 까슬하고, 거칠고, 남자다운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연월이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아이처럼 무너지는 모습, 어머니를 떠올리는 그리움 같은 감정을 떠올리며 포인트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기에 대한 자평도 이어졌다. 강태오는 "아쉬운 부분이 정말 많다"며 "현장에서 모니터로 보는 것과 편집돼서 나오는 결과물이 생각보다 다르더라"고 말했다. 그는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러프하게 보이는 장면도 있었다"며 "다음 작품에서는 계속 보완하면서 더 잘하고 싶다"고 전했다.

평소에도 자신에게 박한 편이냐는 질문에는 "연기는 결국 보여지는 직업이라 장단점이 분명한 것 같다"며 "새로운 모습이 쌓이면서 장점도 드러나지만, 단점 역시 다 나온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답했다.

이어 "안 좋게 나온 모습은 평생 기록으로 남는다. 매 순간이 기록되다 보니 늘 조심하게 되고,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더 완벽을 추구하려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