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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포커스] "모든 니코틴은 심혈관 독소…청소년 중독 방지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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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심혈관 전문가 합의 보고서…"전자담배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모든 담배의 니코틴은 강한 심혈관 독소이고, 전자담배 등 새로운 니코틴 제품은 위험 감소가 아니라 중독 확산을 초래하기 때문에 담배와 같은 수준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 토마스 뮌첼 교수 등 심혈관 분야 전문가들은 24일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공개한 합의 보고서에서 니코틴은 어떤 형태로 섭취하든 심장과 혈관에 독성이 있다며 모든 니코틴 제품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촉구했다.
뮌첼 교수는 "니코틴은 일반담배나 전자담배, 가열담배, 니코틴 파우치 등 어디에 들어있든 심혈관 독소로 작용해 혈압 상승과 혈관 손상, 심장질환 위험 등을 초래한다"며 "니코틴을 함유한 어떤 제품도 심장에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니코틴 함유 제품이 심혈관 건강에 점점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전자담배, 가열담배, 합성 니코틴 파우치 등이 빠르게 확산, 수십 년간의 담배 규제 성과가 역전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과 이탈리아, 영국, 미국, 스위스 심혈관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 보고서에서 기존의 역학·임상 연구, 인체·동물·세포 실험 등 논문 수백 편을 체계적으로 검토, 모든 니코틴 제품의 유해성을 평가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제안했다.
분석 결과, 니코틴은 전달 방식과 무관하게 심장과 혈관에 손상을 일으키는 강력한 심혈관 독소임이 재확인됐다. 니코틴은 연소 부산물이나 타르가 없어도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해 혈관내피 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과 심박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혈관내피 손상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뇌졸중으로 이어지는 심혈관질환의 출발점이고, 혈압과 심박수가 증가하면 심근 산소 요구량이 늘고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니코틴 함유 제품은 모두 혈관이나 심장에 안전하지 않다며 여기에는 전자담배, 가열담배, 물담배, 시가, 경구용 니코틴 파우치가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성인 사이에서 전자담배, 가열담배, 니코틴 파우치 사용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젊은 전자담배 사용자 중 4분의 3은 이전에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향 첨가 제품, 소셜미디어 마케팅, 규제 허점 등으로 청소년 니코틴 중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전자담배와 니코틴 파우치는 금연 보조 수단이 아니라 흡연으로 진입하는 관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다만 새로운 담배 제품의 장기적 영향은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고 담배와 다른 니코틴 제품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개별 제품 영향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소년과 젊은 층의 니코틴 중독 억제를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며 ▲ 모든 니코틴 제품 향 첨가 금지 ▲ 니코틴 함량 비례 과세 ▲ 니코틴 제품 온라인 판매 통제 및 소셜미디어 광고 금지 등을 요구했다.
뮌첼 교수는 "이 연구는 담배 연기에 포함된 수많은 독성 연소물과 타르 등이 없어도 니코틴 자체만으로 심혈관 손상이 유발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전자담배 등에 관한) '더 안전한 니코틴'이라는 서사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European Heart Journal, Thomas Mu?nzel et al., 'Nicotine and the cardiovascular system: unmasking a global public health threat', https://academic.oup.com/eurheartj/article-lookup/doi/10.1093/eurheartj/ehaf1010
scitec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