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다 테스트 보러 간다는데, 말릴 수도 없고..."
KBO리그 최초의 시민 구단, 울산 웨일즈가 본격적으로 창단 준비에 나선다. 올해 퓨처스리그 참가를 선언한 울산은 팀명을 웨일즈로 정하고, 최근 감독과 단장까지 선임했다. 감독에는 두산 베어스 원클럽맨 출신인 장원진 전 코치가 낙점됐고, 단장에는 롯데 자이언츠 프런트로 잔뼈가 굵었던 김동진 전 경영지원팀장이 발탁됐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 오는 13, 14일 양일간 트라이아웃을 실시한다. 외국인 선수 포함, 총 35명의 선수단이 꾸려진다.
많은 선수들에게 울산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프로에서 방출된 선수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다시 도전해볼 수 있다. 가장 설레는 선수들은 독립구단에 속한 선수들이다.
프로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지만, 야구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운동을 하는 선수들. 회비를 내고, 식은 밥 먹으며 야구를 해왔는데 당당한 프로 선수로 정식 연봉도 받고 훨씬 나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으니 울산은 그들에게 '꿈의 구단'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긴다는 자체는 환영할 일. 하지만 독립구단들 입장에서는 웃기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팀, 리그 생명력과 연결된 문제다.
한 독립구단 감독은 "요즘 선수들에게 매일같이 전화가 온다. 울산 트라이아웃 신청을 해도 되느냐는 전화다. 선수들이 원하는데, 이를 어떻게 말리겠나. 가서 열심히 해보고 오라는 말밖에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어 "선수들에게 정말 잘된 일이다. 하지만 팀을 운영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일만은 아니기도 하다"고 밝혔다. 물론 테스트를 본다고 다 합격하는 건 아니다. 갈 수 있는 선수의 수는 정해져있다. 하지만 야구를 보는 지도자들의 눈은 비슷하다. 가장 잘하는 선수가 뽑힐 확률이 높다. 각 팀 에이스급들 선수가 빠져나간다고 하면, 독립리그 경기력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일이다.
또 선수들 사기도 생각해야 한다. 울산에 지원을 했다 떨어지면, 선수들이 크게 낙심할 수밖에 없다. 허탈한 마음에 돌아와서 제대로 운동을 할지도 걱정이다.
최근 경제 침체로 인해 각 지자체들도 독립구단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한다. 울산과 같은 파격적인 투자도 좋지만, 어렵사리 선수들의 꿈을 이어가게 해주는 8개 독립구단에 대한 관심도 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황영묵(한화) 박찬형(롯데)처럼 '독립구단 신화'를 쓰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한국 야구는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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