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 지난해 조사 결과…"주파수·맥놀이 큰 변화 없어"
2029년까지 매년 점검…전시 환경 개선·전용 전시관 건립 등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 중 하나인 국보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해 9월 성덕대왕신종의 타음(打音) 조사 결과, 종의 음향·진동 특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성덕대왕신종은 '에밀레종'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혜공왕(재위 765∼780)이 집권하던 771년에 완성됐으며 화려한 문양과 조각 수법, 신비로운 소리가 어우러져 통일신라시대 예술혼이 집약된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박물관은 종의 보존 상태를 점검하고자 지난해 고해상도 사진으로 유물을 촬영하고, 종을 직접 쳐서 소리를 확인하는 현장을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그 결과 고유 주파수는 1996년, 2001∼2003년, 2020∼2022년 등 과거 조사에서 측정한 수치와 비교해 ±0.1% 이내의 미세한 차이를 보였다.
박물관은 "기온과 환경 변화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성덕대왕신종의 맥놀이(진동수가 다른 두 개의 소리가 만난 결과, 규칙적으로 소리의 크기가 커졌다가 작아졌다 하는 현상) 역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 관계자는 "맥놀이의 경우, 과거와 동일한 패턴 및 주기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진동 음향 특성을 조사한 이래 30여년간 구조적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외부 오염이나 표면 부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정밀 점검에서도 눈에 띌 정도의 특이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다만, 박물관은 '천 년의 울림'을 보존하기 위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물관은 신종관(神鍾館)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물관은 "성덕대왕신종은 다변적인 기후에 직접 노출되는 야외 전시 환경에 놓여 있는 만큼 장기적인 보존 안정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야외 종각에 전시하던 종을 건물 안으로 옮기고, 평소에는 종 걸이에 매달지 않고 바닥으로 내려 종의 무게를 분산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박물관은 2029년까지 해마다 종을 직접 치면서 변화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는 향후 전용 전시 공간 건립을 위한 검토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앞으로도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자료를 축적하고, 기후·환경 변화에 대비한 보존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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