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하지 아니하다 → 괜하지 않다 → 괜찮다 → 괜찮지 않으냐. 뜬금없어 보이는 이 변화를 들머리에 보인 것은 '느냐/으냐'의 구별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다. 동생이 최근 구매한 옷을 입고서 이 정도면 제 옷맵시가 괜찮지 않으냐고 언니에게 묻는다. 이 문장을 쓸 때 않으냐냐, 않느냐냐 고민한다. 둘 다 괜찮다고 느끼면서도 하나는 어법이 맞고 다른 하나는 틀린 것 아니냐고 짐작하는 탓이다. 일단, 국어책은 '않으냐' 쪽이 맞다고 손을 들어준다. 다만, 그게 전형적인 쓰임이라는 당국의 설명은 점잖지만 모호한 구석이 있다.
'않으냐'라는 근거는 이렇다; 어미 '-느냐'와 '-냐/-으냐'는 어간에 따라 다르게 결합한다. '-느냐'는 동사의 어간이나 '있다', '없다' 어간, 어미 '-았-', '-겠-' 뒤에 붙는다. 형용사의 어간 뒤에는 받침의 유무에 따라 '-으냐'나 '-냐'가 붙는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형용사 어간 뒤에는 '-으냐'이다. '좋으냐', '작으냐'와 같은 경우다. 받침 없는 형용사 어간과 'ㄹ' 받침을 가진 형용사 어간, '이다, 아니다'의 어간 뒤에는 '-냐'이다. 크냐, 둥그냐(←둥글+냐), 떡이냐 하는 식이다. 물론 일상에서는 동사, 형용사 관계없이 '-냐'를 많이 쓴다. 가느냐, 가까우냐 하지 않고 가냐, 가깝냐 하는 식이다.
괜찮다는 별로 나쁘지 않고 보통 이상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의 조합이다. 문법서 해설을 따르면 괜찮지 않으냐 하는 게 제격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생이 '괜찮지 않느냐'고 말했다고 쓴다 한들 그것을 틀렸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게다가 동의를 구하거나 확인하는 투의 발화(發話)라면 단정하기가 더욱 어렵지 않을는지. 그러나,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문 원칙은 위와 같다. 원칙이 있어야만 예외나 변칙을 설명할 길이 열리므로 그런 것인가?
이런 질문이 있다. 아니지 않으냐냐, 아니지 않느냐냐? 모범 답안은 '아니지 않으냐'다. 는 형용사다. 다음에 오는 는 본용언 에 좌우되는 보조용언이므로 여기선 보조형용사가 된다. 그러나 '아니지 않느냐'가 더 입에 달라붙는다고 한다면, 이를 또한 어찌할 도리는 없지 않을까? 이에 견줘 '지금 왜 쓰지 않느냐', '지금 왜 쓰지 않으냐'의 판별은 쉽다. '지금 왜 쓰지 않느냐' 쪽으로 자연스레 끌린다. 같은 논리로, 여기서 는 에 좌우되는 보조동사이므로 '-느냐'는 당연한 귀결이다.
… 서두를 게 없지 않느냐고 자신에게 일렀다 / …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하는 문장 속 '없지 않느냐'가 어법에 맞느냐는 물음에 국립국어원은 답한다. >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온라인가나다 상세보기 없지 않느냐/않으냐 (답변일 2024. 3. 8.) -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292624&pageIndex=1
2. 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2(용법 편)』, 2010, pp. 126-127. -느냐, pp. 592-593. -으냐
3.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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