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 그만두려고 했다."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울산웨일즈 트라이아웃 첫날. 35명 정원에 230명이 몰렸다. 스윙 한번에, 피칭 한번에, 간절함이 묻어난다.
그라운드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유니폼의 전시장이다. 북일고, 대구상원고 등 고교와 대학 유니폼에 프로야구 거의 전 구단 유니폼이 망라됐다. 한국과 일본 독립리그 구단 유니폼도 보인다.
그중 유독 익숙한 얼굴이 있다.
한 눈에 봐도 큰 키와 당당한 체구. 거포 김동엽(36)이다. 시카고 컵스 구단 로고가 박힌 바람막이를 입고 있다.
왜 컵스일까.
"집에서 옷 좀 찾다가 제일 첫 번째로 보였어요. 눈에 보이고 일단 입어봤는데 맞더라고요. 제 첫 프로 팀 유니폼이란 의미도 있어서 입고 오게 됐습니다."
환하고 밝은 표정으로 반갑게 취재진을 맞이한다. 하지만 마음고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애써 마인드 컨트롤 중이다. 퓨처스리그에 참가하는 울산 웨일즈 트라이아웃까지 오게된 상황이 유쾌하지만은 않을 터. 어쩔 수 없이 몰리는 취재진의 관심도 부담스럽긴 하다.
"제 옛날 성격 같았으면 지원을 안 했을 것 같아요. 그냥 이렇게 많은 분 앞에서 좀 쓰는 것도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성격이었고요. 그런데 친한 선배 한분이 '사회에 나가보면 자존심 굽힐 일이 더 많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못 다 이룬 야구의 꿈이 그를 울산으로 향하게 했다.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아쉬움이 남았다.
키움에서 의욕적으로 시즌을 시작하려 했지만 시범경기에서 투구에 손목 골절상을 하며 시즌 전체가 꼬여버렸다.
"뭐 해보지도 못하고 끝난 작년 시즌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행복하게 이제 캠프도 맞이 했었고 자신감 있게 시작 했었는데 투구 한방 맞고 그냥 끝나는 바람에 다시 돌아오니 제 자리가 없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제대로 해보고 끝내자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모든 과거를 흘려보내고 현재로 돌아온 김동엽. 그는 밝은 표정으로 트라이아웃 일정을 소화했다.
기계볼을 연신 외야로 큼직한 장타 타구를 만들어내며 녹슬지 않은 거포 본능을 발휘했다.
"10년 전에 해외파 트라이아웃을 한번 했었거든요. 그 당시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배팅 딱 하나 치고 손목이 다쳐서 못 쳤어요. 오늘 여기 울산 오는 길에는 좋은 긴장감이 들더라고요. 느낌이 괜찮겠다 싶었는데 다치지 않고 마무리 잘해서 만족스럽습니다."
북일고 졸업 후 시카고 컵스에 입단했던 거포 유망주. 국내로 돌아와 SK 와이번스→삼성 라이온즈→키움 히어로즈를 거치면서 20홈런 시즌을 세차례나 기록했던 거포는 어느덧 서른 중반의 선수가 됐다. KBO리그에서 기록한 92홈런, 318타점 행진이 멈추지 않도록 가장 낮은 곳에서 출발하기로 결심했다.
큰 덩치에 비해 여전히 미소년 같은 흰 얼굴의 앳된 선한 표정의 김동엽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이고, 또 열린다. 그것이 막막한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야구를 이어가게 하는 힘이다.
"밝게 해야죠. 홈런 20개 칠 수 있는 힘은 아직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시즌 시작하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야구잖아요. 분명히 기회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캠프부터 몸 잘 만들어서 초반부터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 뿐입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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