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잘한다고 하면 진짜 잘하는 줄 알아요."
박병호(40)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였다.
2005년 LG 트윈스 1차지명으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 코치는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으로 팀을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커리어가 꽃폈다. 이적 첫 해 13홈런을 친 그는 이후 6시즌 연속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KBO 최초 두 시즌 연속 50홈런을 치기도 했다. 홈런왕은 6차례나 차지했고, 정규시즌 MVP도 두 차례나 차지했다. 한국을 넘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뛰기도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지만, 마지막까지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거포로서 자존심을 지켰던 그였다.
박병호는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은퇴 이후 첫 기자회견을 했다. 삼성에서 은퇴한 그에게 키움 구단은 잔류군 선임코치로서 제안했고, 박병호는 이를 수락했다.
지도자로서의 첫 발. 박 코치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의미있었던 지도자를 떠올렸다. 특히 LG에서 넥센으로 넘어간 시기는 박 코치가 잊을 수 없었던 순간이었다. 그는 "정말 많은 분이 계시지만 김시진 감독님은 나에게 큰 계기가 됐었다. 어떻게 하면 삼진을 당하지 말아야지 고민하던 선수가 삼진을 당해도 칭찬을 받은 선수가 됐다. 또 박흥식 코치님과 허문회 감독님을 만나면서 타격에서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던 거 같다"고 했다.
박 코치는 이어 "처음으로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르기 전 박흥식 코치님께 '올해 하면 풀타임이 처음인데 못해도 괜찮다 못한다 하면 진짜 잘하는 줄 알고 잘할 거다. 4월에는 타점이 낮았는데 타율이 낮았다. 그래도 인터뷰에서 '타율이 낮아도 해결해주는 4번타자'라고 해주셔서 신뢰가 생겼다. 덕분에 코치님과 재미있게 했었다. 허문회 감독님은 히어로즈에서 타격 코치를 할 때 우리가 흔히 아는 지도방법과는 달랐다. 궁금증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야 해답을 주신다. 그런 부분에서 헷갈리지 않고 많이 신뢰하며 따랐다"고 밝혔다.
박 코치 역시 그런 지도자를 꿈꿨다. 그는 "2군 생활이 길어지는 선수들에게는 칭찬이 필요하다. 그 선수들은 뭐가 문제일까 생각이 들 거다. 잘한다는 말보다는 안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자신감이 떨어질텐데 칭찬도 많이 해주면서 힘든 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많이 들어주려고 한다. 그래서 운동의 끈을 놓지 않도록 같이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박 코치는 "지금은 지도자로서 목표를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내 보직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단순하게 코치로서 목표를 생각한다면 이 선수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변화를 줘서 다시 열심히 뛸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런 부분에서 이제 성취감이 들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