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980년대가 저물 무렵, 일본의 토지 가격은 미국 토지 전체 가격의 4배에 달했다. 1987년 도쿄 중심가 주거용 토지는 대략 평당 1천200만엔 수준으로, 같은 규모의 런던 토지 가격보다 10배 비쌌다. 재정위기에 처한 각국 대사관들은 도쿄에 있는 대사관 용지를 팔기 시작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도쿄 테니스장 부지를 매각해 큰 차익을 거뒀다. 호주도 오늘날 돈으로 10억달러(약 1조5천억원)의 수익을 냈다. 아르헨티나, 미얀마 대사관도 땅을 매각하며 큰돈을 벌었다.
Advertisement
1989년 12월 일본은행 총재에 오른 미에노 야스시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처럼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총재 자리에 오른 직후부터 금리를 대폭 인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버블이 꺼지면서 토지가격과 집값은 하락세로 전환했고,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한 금융기관들은 담보물 가격 하락으로 줄줄이 무너졌다. 국가는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졌다. 소위 말하는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것이다.
Advertisement
중국에선 지방 정부가 토지 판매를 통해 재정을 충당했는데, 부동산개발회사들이 정부와 소비자 간 중개자 역할을 했다. 이들 회사는 대규모 대출을 조달해 지방 정부 땅을 매입해 아파트를 지었다. 선분양을 통해 고객들의 돈도 끌어모았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비롯한 부동산 회사들은 이런 차입과 선분양을 통해 성장했다. 이들은 새로운 부채로 부채를 갚아나갔다. 이들 회사는 GDP 성장률을 크게 상회할 정도로 성장을 이어나갔고,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싸게 집을 샀던 사람들은 부자가 됐고, 번 돈으로 다시 집을 샀다. 부자들은 그렇게 두 채, 세 채로 규모를 늘려나갔다. 부동산 회사도, 자산가도 모두 행복한 시절이었다.
Advertisement
영국 출신 저널리스트 마이크 버드는 신간 '부동산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나'(RHK)에서 "국가 경제가 오랫동안 성장해온 토지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건설 산업과 인프라 투자가 멈추어 선다면, 중국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따른 치명적인 결과에 온전히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저자는 '부'를 약속한 토지 신화는 3천여년 전부터 지속됐다고 말한다. 그 신화는 "부동산 가격은 끝없이 오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화는 신화일 뿐이다. 부동산은 3천여년 전부터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등락을 거듭해왔다. 자본주의가 성숙하고, 인플레이션이 팽배한 현재, 부동산 가격은 대체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언젠가는 하락할 것이 자명하다. 저자는 토지가 돈과 얽히면서 만들어지는 권력구조, 즉 '토지의 덫'에 우리가 쉽사리 빠진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 토지의 덫을 피한 나라는 거의 없었다. 그리고 그 덫에 걸려들고 나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한 나라 역시 하나도 없었다. 부자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토지의 덫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다시 말해, 토지 부는 그 어떤 부와도 다르고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박세연 옮김. 368쪽.
buff27@yna.co.kr
연예 많이본뉴스
-
'흑백' 김희은, 금수저라더니...'반전' 원룸살이→면봉 재활용 '짠내 일상' -
'성매매 합법화 주장' 김동완, 5일 만 입 열었다 "하고싶은 말 했을 뿐" -
현주엽, 갑질 논란 후 충격적 근황 "子폐쇄 병동에 세 번째 입원, 정신과 약 먹으며 치료中" -
옥택연, ♥4살 연하 연인과 4월24일 결혼 확정…2PM 두 번째 품절남 -
'6기 영철♥' 영숙, 갑상선암 투병 고백 "목감기인 줄 알고 버텼는데, 너무 아프다" -
'신세계家' 애니, 뜻밖의 과거 공개 "찐재벌인데..있는 애들이 더해" -
김영희, 어린이집서 결국 연락 받았다 "딸 통제 불가..집에서 좀 잡아달라고" -
민희진 '256억 포기' 화해 제안에 하이브 "입장 없다" 무대응 침묵
스포츠 많이본뉴스
- 1.도박 파문 때문에? 김태형 롯데 감독, 얼굴이 반쪽이 됐다 → "부모님들은 얼마나 속상하시겠나" [미야자키 현장]
- 2.'손흥민, 6월 19일 멕시코 조심해라' 'GOAT' 메시가 월드컵서 피하고 싶은 팀으로 콕 찍은 이유.."4년전 카타르에서 두려웠다"
- 3."그런 습관 나오면 안돼" 초초초 긴장 모드, 캠프부터 강력한 메시지, 6:4 선수교체→느슨하면 고치행[오키나와리포트]
- 4.'요즘은 연습경기 중계가 대세네' 선수들이 직접 특별 해설에 나선다
- 5.주장 생일 케이크를 바닥에 쏟았다! → 어수선한 롯데, 이것으로 '액땜'일까 [미야자키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