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언론 간담회서 정치 대신 와인·야구 화제로 분위기 전환
조국 대표 "썸도 안 탔는데 공천·지분부터 말할 단계 아냐"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오늘은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이야기는 묻지 말고, '이정후 와인' 이야기나 합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2일 광주에서 열린 만찬 간담회에 와인병 4개를 양손에 들고 등장했다.
이날은 오전에 더불어민주당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공식 발표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 날이었다.
하지만 조 대표는 정치권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준비해 온 '와인 화제'로 간담회 분위기를 돌리려 애썼다.
이번 간담회는 조국혁신당의 지방선거 대비 호남 공략 차원에서 사전에 잡힌 일정이었다.
그러나 간담회 당일 아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합당 추진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조 대표의 반응에 집중됐다.
혁신당 내부에서는 일정 취소 여부까지 검토했지만, 결국 예정대로 만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조 대표는 "오늘은 정치 이야기 말고 와인 이야기만 (기사) 쓰라"고 농담을 던지며 자신이 직접 가져온 와인을 테이블 위에 올렸다.
해당 와인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광주 출신 야구선수 이정후의 이름을 내건 제품이었다.
조 대표는 "미국에 살며 와인을 즐겨 마시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된 브랜드인데, 이정후 선수의 등번호를 새겨 넣은 와인을 출시했다"며 "한국 야구 선수 가운데 와인을 만든 첫 사례로 알고 있는데, 정작 광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평소 와인 애호가로 알려진 조 대표는 2024년 총선 당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부산 유세에 나설 만큼 오랜 야구팬이기도 하다.
그는 "부산 출신인 내가 광주 출신 이정후 선수의 와인을 들고 광주에 와 홍보하는 게 나름 상징적이지 않으냐"며 "이정후 선수는 광주 출신으로 이종범 선수의 아들인데, 정작 광주 언론은 (와인 출시 사실을) 기사로 다루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합당 이슈를 와인 이야기로 돌리려는 조 대표의 시도는 기자들의 끈질긴 질문에 결국 '정치 말문'이 트였다.
조 대표는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해 "민주당 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제안한 사안인 만큼 우리는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당차게 거절할 이유도,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적으로는 광주·전남 통합이 추진되며 판이 바뀌고 있고, 또 다른 판은 오늘 건(민주당의 합당 제안)으로 지각변동이 막 시작됐다"며 "첫날이긴 하지만 이런 판이 정리돼야 무엇을 할 수 있다. 이 정리는 방관자가 아니라 제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3월 초에는 어떻게든 정리가 될 것이고, 그러면 저는 6월 선거에는 무조건 나갈 것"이라며 "어디에 출마할지는 판이 정리돼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합당 제안 첫날부터 지분 확보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며 "다만 혁신당이 추구해 온 독자적 가치는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분 계산부터 하면 모두 망한다. 썸도 타지 않았는데 연애·약혼·결혼·출산 이야기부터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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