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아시안컵 실패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끈 U-23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 일본, 심지어 베트남에도 패하며 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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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맹주'라는 칭호가 부끄러울 정도의 경기력에 팬들은 분노했다. 축구에서만큼은 한 수 아래로 여긴 중국에도 조롱당할 정도로 처참한 실패였다. 한국 축구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이번 기회에 U-23 대표팀 운영 방안을 재정비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병역 문제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아시안게임을 강조하는 현실 속 어떻게 하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에 앞서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있다. 달라진 군 입대 트렌드다. 최근 들어 선수들의 입대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많은 선수들이 20대 초반, 더 빠르면 10대의 나이에 김천 상무에 지원한다. 지금은 사실상 폐지됐지만, K리그1의 U-22 의무 출전 제도와 맞물려, 김천도 어린 선수들을 선호했다. 선수들의 빠른 입대는 어느 정도 정착된 분위기다. 입대 마지노선인 27세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꽤 어린 연령대 선수들로 스쿼드가 꾸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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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에 입대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의 K리그 출전을 비롯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대표 경력 등이 필요하다. 김천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그 연령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라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수준급의 젊은 선수들이 일찌감치 병역 문제를 해결하며, U-23 대표팀 구성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과거만 하더라도 'U-23 대표급 선수들=병역 미필자'였다. 경험이 문제였지, 풀 자체는 충분했다. 선수들은 아시안게임, 올림픽 출전에 목을 멨다. 하지만 기류가 바뀌었다. 당장 이번 이민성호만 하더라도 A대표까지 경험한 이승원(강원) 김준홍(수원) 등이 모두 제외됐다. 병역 이슈가 있는 선수들이 이를 해결한 선수보다는 간절함과 동기부여에서 앞서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병역을 해결한 선수들도 혹시나 하는 부상 우려 때문에 U-23 대표팀 합류를 꺼린다. 얻을 것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가뜩이나 해외 진출 시기도 빨라지고 있는 요즘이다. 좋은 선수들이 병역을 마쳤거나, 해외에 가 있으니 최강팀 구성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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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한 포지션 불균형은 심각할 정도다. 당장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나설 수 있는 스트라이커는 전무한 수준이다. 이번 대회에 나선 정재상(대구) 김태원(카탈레 도야마)은 낙제점을 받았다. 김명준(헹크)도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연령대 최강 스트라이커로 평가받는 이영준(그라스호퍼)은 이미 상무를 다녀왔다. 심지어 와일드카드마저 마땅치 않다. 오현규(헹크) 이호재(포항)는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전임인 황선홍 감독도 얘기했던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현장의 절규는 냉혹한 현실이다.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코번트리) 김민수(안도라) 윤도영(도르드레흐트) 등이 있는 2선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풍부한 중앙 수비진과 달리, 불안한 풀백, 골키퍼진도 고민이다.
시대는 바뀌었다. 선수들도 과거처럼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만 바라보지 않는다. 조기 입대라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더 이상 U-23 대표팀 운영의 목표가 병역 면제가 돼서도, 될 필요도 없다. 물론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혜택받는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결과고, U-23 대표팀은 A대표를 키워내기 위한 육성의 단계로 가야 한다.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의 시스템이 이어질 경우, U-23 대표팀은 영원히 반쪽짜리로 운영될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