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얼굴을 원숭이에 합성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6일(현지시간) 삭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SNS인 트루스소셜 계정에서 해당 동영상이 삭제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동영상이 공유된 것은 계정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1분 분량의 동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그의 주장을 되풀이하는 내용으로, 말미에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원숭이로 묘사한 클립이 들어갔다.
배경 음악으로는 영화 '라이온 킹'의 삽입곡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The Lion Sleeps Tonight)이 사용됐고, 원숭이 몸을 한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모습이 담겼다.
전날 밤 동영상이 게시된 직후부터 논란이 거셌지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이를 "가짜 분노"라고 일축했다. 따라서 직원 실수라는 해명보다는 여론 동향을 고려해 이튿날 오전에야 삭제했을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흑인인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아프리카 밀림 속 원숭이에 빗댄 것은 인종 차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동영상에 대해 민주당 진영이 강하게 반발한 것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이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것이 가짜이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쓰는 등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태생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체포돼 죄수복을 입고 철창에 갇힌 인공지능(AI) 생성 영상을 트루스소셜에 올린 바 있다.
또 흑인인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가짜 콧수염을 달고 멕시코 전통 모자인 솜브레로를 쓴 모습이 담긴 AI 영상도 올려 인종 차별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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