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리그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가 겪은 베네수엘라 출신 외인 조기 수송 작전. 메이저리그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월 초, 미국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제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전격 단행하면서 메이저리그(MLB)에도 비상이 걸렸다. 스프링캠프 개막을 앞두고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들의 입국이 불투명해지자, 구단들이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조기 입국 작전에 나섰다.
통상 MLB 구단들은 1월 말이나 2월 초에 선수들의 비자 업무를 처리한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1월 3일 미국의 군사 공격 직후, 각 구단 프런트는 베네수엘라에 머물고 있던 선수들에게 "무조건 빨리 미국으로 들어오라"는 명령을 내렸다.
밀워키 브루어스의 신성 잭슨 츄리오는 고국에서 윈터리그를 끝까지 완주하길 원했으나, 구단의 강력한 권고에 결국 조기 미국행을 택했다. 맷 아놀드 밀워키 단장은 "선수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었다"며 당시의 긴박함을 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 내 미국 대사관이 폐쇄된 상태라, 선수들은 콜롬비아나 도미니카 공화국을 거쳐 비자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평소보다 3주 이상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많은 구단이 애를 먹었다.
한 에이전트는 "올해처럼 구단들이 12월부터 비자 서류를 재촉한 적은 없었다"며 "범죄 이력이 없는 선수들조차 입국이 까다로워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여행 금지 조치(Travel Ban) 속에서도 다행히 '프로스포츠 선수와 관계자 예외 조항'이 적용되면서 최악의 미입국 사태는 면했다. MLB 사무국은 미 국무부와의 협조를 통해 스프링캠프 인원들의 입국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카라카스 내 미국 대사관이 재개관하고 직항 노선이 부활하면 베네수엘라 자국 내에서 비자 받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정세는 야구계의 큰 변수다.
베네수엘라 선수들을 무사히 캠프에 불러들이기 위한 위한 MLB와 KBO 구단들의 '물밑 전쟁'이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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