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한화 이글스의 '토종 에이스' 문동주가 24일 삼성전을 앞두고 아카마 구장에서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최근 KBO 리그를 흔든 '단짝' 노시환의 11년 307억 원이라는 초대형 비FA 다년 계약 소식에 문동주가 내놓은 첫 반응은 부러움이 아닌 '이사 걱정'이었다.
문동주는 노시환의 대박 계약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환한 미소와 함께 장난기 섞인 답변을 내놓았다.
"계약 소식을 듣자마자 '시환이 형 이사 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지금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같이 다니는 게 좋았거든요. 이사가면 어쩌나 싶어 벌써 걱정입니다."
선배를 향한 진심 어린 존경과 응원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문동주는 "시환이 형은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도 속이 정말 깊은 사람"이라며, "쉽지 않은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온 것을 인정받은 결과라 정말 축하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부상낙마 후 회복에 힘쓰고 있는 문동주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최근 어깨 쪽에 경미한 통증을 느꼈던 그는 이날 두 번째 불펜 피칭을 마쳤다. "첫 번째보다는 확실히 강도가 올라왔고 팔이 적응해 나가는 단계"라며 "완벽하진 않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문동주의 개막 승선여부에 대해 "저는 욕심이 생겨서 개막에 맞추고 싶은데, 양상문 코치님은 한 템포 늦추자며 저를 말리고 계신다. 아마 제가 질 것 같다"며 웃었다.
양상문 투수코치는 "동주는 의욕이 넘치지만, 중요한 건 '빨리'가 아니라 '오래' 가는 것"이라며 에이스를 아끼는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 최고 시속 160km가 넘는 강속구로 리그를 지배했던 문동주지만, 스스로 꼽은 보완점은 명확했다.
바로 '1회 징크스'다.
"지난해 성적을 돌아보니 1회가 항상 안 좋았더라고요. 1회 방어율만 절반으로 낮췄어도 전체 방어율이 훨씬 좋아졌을 겁니다. 올해는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원인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건 저만의 비밀"이라며 함구했다.
올 시즌 한화는 외국인 투수 교체와 주축 투수들의 이탈로 마운드 구성에 변화가 많다. 타선은 보강됐지만, 투수진은 마이너스다.
"선발 투수로서 제가 앞에서 경기를 어떻게 만들어 놓느냐에 따라 팀 승패가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거는 기대와 책임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된 만큼, 팀이 싸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고 내려오겠습니다."
오키나와=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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