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2026 스프링캠프에 분 잔인한 봄바람.
토종 에이스 원태인의 팜꿈치 통증으로 인한 WBC 대표팀 낙마를 시작으로,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과 핵심 불펜 이호성이 나란히 팔꿈치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 아웃 위기에 처했다. 설상가상으로 1라운드 특급 루키 이호범마저 팔꿈치 염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며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솟아날 구엄이 있다. 난세에 영웅이 등장하는 법이다.
주인공은 3라운드 우완 루키 장찬희. 2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선발 마운드에 오른 장찬희(19)는 눈부신 호투로 침체된 삼성 벤치에 희망을 쏘아 올렸다.
장찬희는 2이닝 동안 단 25개의 공으로 KIA 타선을 요리했다. 1안타 2탈삼진 무실점. 지난달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고전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던 터라 이날 반등이 더욱 값졌다.
최고 145km의 묵직한 직구(11개)를 바탕으로 체인지업(6개), 커브(4개), 커터(3개), 투심(1개)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노련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특히 결정구로 활용한 변화구들의 제구가 돋보였다.
경기 후 장찬희는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오늘은 정말 긴장감을 갖고 잘 해보자는 마음으로 올라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등의 비결은 '기본'으로의 회귀였다.
그는 "최일언 코치님께서 고등학교 때 하던 제 스타일대로 던져보라고 조언해주셨는데,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직구 힘은 나쁘지 않았지만, 남은 캠프 기간 동안 확실한 결정구를 더 다듬어서 시즌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였다.
삼성 마운드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선발진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이승현, 양창섭 등과 함께 5선발 후보군으로 꼽히는 장찬희에게는 지금이 인생 기회다. 100구 가까이 던져도 구속을 유지하는 스태미너와 고교 시절 MVP를 휩쓸었던 배짱은 이미 검증을 마쳤다.
"현재 가장 큰 목표는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19세 청년의 어깨에 삼성의 2026시즌 초반 운명이 걸렸다. 부상 쓰나미가 휩쓸고 간 삼성 마운드에 장찬희라는 새 영웅이 쓰나미를 피해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을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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