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미국)=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커피국' 이탈리아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돌풍은 여기까지였다.
이탈리아는 17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WBC 준결승서 베네수엘라에 2대4로 역전패했다.
이탈리아는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잡으면서 이번 대회 최대 다크호스로 부상했고, 멕시코까지 9대1로 대파하며 4전승으로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는 WBC 준우승 2회에 빛나는 중남미 강호 푸에르토리코까지 떨어뜨렸다. 조별리그 4전 전승에 8강까지 5연승, 이번 대회 무패행진이었다.
기세를 탄 이탈리아는 4강에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베네수엘라까지 몰아붙였다. 6회까지 2-1로 앞서 희망을 키웠지만 마지막에 뒤집혔다.
이탈리아는 '커피 사랑'으로 유명한 나라다. 이번 WBC에서 홈런을 치면 더그아웃에서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시는 세리머니를 펼쳐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프란시스코 세르벨리 이탈리아 감독은 "나는 8살 무렵부터 커피를 마셨다. 이탈리아에 있을 땐 하루에 커피를 8잔씩 마시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는 그게 일상"리라며 웃었다.
이어서 "우리 팀도 그런 문화를, 우리만의 정체성을 갖게 되길 바란다. 커피는 하나의 생활 방식이자 사교 수단이다. 동료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바로 그런 것"이라며 커피 예찬론을 펼쳤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벽까지 넘지는 못했다.
이탈리아 캡틴 비니 콰스탄티노(캔자스시티 로열스)는 "사실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 경기를 이탈리아에서 700만명이 봤다고 한다. 지금 그곳 시간은 새벽 4시쯤이다. 정말 믿기 힘든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이런 국제 대회를 치르는 이유"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이탈리아 기적의 행진은 아쉽게 멈췄다.
콰스탄티노는 "우리에게는 정말 슬픈 밤이었다. 하지만 패배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정말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오늘 밤은 베네수엘라가 우리보다 조금 더 강했을 뿐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고개를 숙일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진짜 슬픈 이유는 따로 있었다. 콰스탄티노는 "이제 더 이상 이 팀이 함께할 수 없어서 그렇다. 당장 내일 아침 7시에 비행기를 타야 하는 동료도 있다.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라고 아쉬워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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