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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는 왜 왔어? 美 금메달 아이스하키복 위풍당당 워킹...스쿠벌 끝까지 비호감 행보

by 노재형 기자
태릭 스쿠벌(오른쪽)이 18일(한국시각) WBC 결승을 앞두고 미국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딴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저지를 입고 론디포파크 복도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USA Baseball 공식 X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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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체면이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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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야구리그인 메이저리그의 최종 챔피언전을 '월드시리즈(World Series)'라 자칭하는 미국이 18일(한국시각)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베네수엘라에 2대3으로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7년 우승 이후 9년 만에 세계 야구 정상을 노렸던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숱한 논란을 야기하며 어렵게 결승까지 오르고도 애국심과 오기로 똘똘 뭉친 베네수엘라에 시종 끌려가는 경기를 하다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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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로스터 30명 전원을 톱클래스 메이저리거로 구성한 미국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조별 라운드에서 '복병' 이탈리아에 6대8로 패해 B조 2위로 8강에 진출하더니 캐나다를 상대로도 고전을 하다 5대3으로 겨우 이기고 준결승에 올랐다.

사실상의 결승이라 믿고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2대1로 겨우 승리했다. 그래도 미국은 미국이다. ESPN 전문기자 3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우승 예상팀으로 모두 미국을 점찍었다. 아무리 베네수엘라가 정신적 무장이 잘 돼 있고 사기충천해 있다고 해도 투타 자원이 풍부한 미국을 넘기는 어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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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윌슨 콘트레라스와 오마르 로페즈 감독이 우승 행사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베네수엘라는 8회말 미국 거포 브라이스 하퍼에 동점 투런홈런을 내줘 기세가 꺾이는 듯했지만, 이어진 9회초 선두 루이스 아라에즈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대주자 하비에르 사노하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에이우헤니오 수아레즈가 좌중간으로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터뜨리며 결승점을 뽑아 드라마같은 우승을 거머쥐었다.

미국은 결승까지 오는 과정에서 두 가지 논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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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의 조별 최종전에 앞서 마크 데로사 감독이 MLB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8강을 확정했다"고 말해 대회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도 못하고 안일하게 대회를 치른다는 비난을 받았다. 당시 경기 전까지 미국은 3승, 멕시코는 2승1패, 이탈리아는 2승이었다. 이탈리아가 미국을 꺾으면 다음날 이탈리아와 멕시코전 결과에 따라 미국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데로사 감독이 '김칫국'을 시원하게 들이킨 것이다.

'다행히' 다음 날 이탈리아가 멕시코를 잡아준 덕분에 미국은 조 2위로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준결승에서는 코리 블레이저 구심의 콜이 문제가 됐다. 8회 후안 소토와 9회 헤랄도 페르도모가 블레이저 구심의 어이없는 스트라이크 콜에 삼진을 당한 것이다. 1점차 싸움에서 경기 막판 노골적으로 미국편을 들어준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미국이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편파 판정에 편승한 미국은 이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앨버트 푸홀스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그냥 넘어갔다.

미국 애런 저지와 마크 데로사 감독이 준우승 메달을 목에 건 뒤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득점(6.29)이 20팀 중 5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3.00)은 그보다 낮은 7위였다. 지난해 MVP와 사이영상, 홈런왕, 실버슬러거들을 모두 모아놓고도 졸전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WBC를 관통한 최대 이슈는 태릭 스쿠벌이다. 그는 AL 사이영상을 2년 연속 수상한 현존 최고의 투수다. 그런데 스쿠벌은 대회 개막 직전 조별 라운드 한 경기만 던지고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캠프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올해 말 FA가 되기 때문에 시즌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이유를 댔다.

그런데 그는 8일 영국전 등판을 마친 뒤 느닷없이 8강 토너먼트에서 한 번 더 던지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이 없는 격한 감정이 솟아올랐다고 했다. 하지만 이틀 뒤 그는 디트로이트로 돌아갔다. 디트로이트 구단,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가족과 상의를 한 뒤였다. 보라스의 입김이 가장 컸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4강에 오르면 준결승과 결승을 응원하러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날 스쿠벌은 미국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나타났다. 아이스하키 유니폼을 입고 말이다.

미국 대표팀 브라이스 하퍼가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딴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저지를 입고 론디포파크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World Baseball Classic 공식 X 계정
태릭 스쿠벌이 지난 8일(한국시각) 영구전에 등판해 피칭을 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미국 선수들은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서 금메달을 획득한 미국 아이스하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론디포파크에 등장했다. 우승 기운을 받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로스터에도 없는 스쿠벌이 폴 스킨스, 카일 슈와버, 애런 저지, 메이슨 밀러 등 미국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이 유니폼을 입고 클럽하우스로 위풍당당하게 걸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스쿠벌은 NHL 디트로이트 레드윙스 캡틴 딜런 라킨이 올림픽에서 단 번호 '21'이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그는 경기 중 미국 더그아웃에서 치어리더를 맡았다고 한다. 패배한 뒤 그가 뭐라고 했을지 궁금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태릭 스쿠벌.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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