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다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여름에 열린다? 정말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싸울 수 있는 축제가 될까, 아니면 미국을 위한 무대가 될까.
베네수엘라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6 WBC는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MLB 사무국에 따르면, 이번 WBC는 대회 20년 역사상 최고 시청자수를 기록했다. FOX TV를 통해 중계된 결승전 생중계 방송은 약 1080만명이 시청했다.
다음 WBC는 2029년 혹은 2030년 열릴 예정이다. 다만, 주최인 MLB 사무국이 개최 시점을 두고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첫번째는 기존대로 3월초 시작이고, 두번째 시나리오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인 7월 중순이다.
미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시즌 중 이벤트를 진지하게 추진하게로 결정한다면, WBC가 이상적인 기회"라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은 "시즌 중간에 WBC를 치르게 되면, 일단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리는 지금 WBC에서는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이 경기력면에서 떨어져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WBC 미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나섰던 마크 데로사 감독의 경우에도, WBC를 앞두고 전력 구상보다 소속 구단들과 일정 조율과 협상을 하는데 진을 뺐다는 게 현지 언론 설명이다.
타릭 스쿠발이 최종 로스터에 포함됐지만 조별예선 1경기(그것도 영국전)만 등판하고 빠졌고, 마무리 투수 메이슨 밀러는 결승전 동점 상황에서 등판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이 소속팀과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상황이라 차라리 시즌 중간에 하면 이런 문제가 덜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 선수노조와도 협의를 하지 않았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와도 대화를 나눠야 한다.
또 MLB 사무국이 주최하는 대회라 메이저리그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조금 더 늘리면 되겠지만, 문제는 타 국가들의 대회 주최 여부다. 현재 WBC는 미국 본토와 일본,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대만 등에서 최근 조별예선이 열렸었다. 본선은 미국 본토에서 열리지만, MLB 사무국이 '꿈꾸는' 세계적 흥행을 위해서는 결국 아시아 등 해외 국가의 참가가 필수적이다. 그중에서도 영혼의 단짝인 일본은 무조건 참가를 해야한데, 과연 NPB가 이 대회를 위해 시즌을 중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감독이자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 단장을 맡았었던 알렉스 코라 감독은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빅리거들만을 위한 WBC가 아니다. 일본, 멕시코, 이탈리아, 호주 등이 있다. 참가팀을 줄이더라도 시즌 중반에 일주일 동안 WBC를 치르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 "전세계 모든 리그를 중단하지 않는 이상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렇게 되면 결국 메이저리거들 위주로 좋은 컨디션의 팀을 꾸릴 수있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결국 미국을 위한 대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호주 등 아시아 지역(오세아니아 포함) 팀들과 유럽팀들의 경우 시차, 이동거리, 시즌 중단 부담감 등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더 큰 무리가 될 수도 있다. 이러나저러나 쉽지가 않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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