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무리 시범경기지만 웃을 수 없는 장면이었다.
LG 트윈스가 불펜진의 갑작스러운 제구 난조 속에 대참사의 희생양이 될 뻔 했다.
2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전.
LG가 14-6으로 크게 앞선 9회말이었지만 휴일을 맞아 2만3852명이 입장한 삼성 열혈 팬들은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성원에 보답하듯 삼성 선수들은 포기 없이 9회말 공격에 나섰다.
정우영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 나서자 상황이 묘하게 흘렀다. 사구→폭투→볼넷→내야안타로 무사 만루. 전병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장현식에게 넘겼다.
타석에는 '투수' 홍승원. 9회초 타구에 쇄골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된 박진우 자리에 지명타자 강민호가 마스크를 쓰면서 투수가 타석에 서야하는 상황이었다. 우투우타임에도 좌타석에 들어선 홍승원은 칠 의사가 없이 타석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급히 마운드에 오르느라 몸이 덜 풀린듯 장현식은 장승 처럼 서 있는 투수를 상대로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했다.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다시 밀어내기.
이날 중계 해설을 맡은 LG 포수 출신 허도환 해설위원은 "투수들은 이런 상황이 가장 어렵다고들 한다"고 후배 투수를 감쌌다.
류지혁의 적시타와 김지찬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14-10. 이어진 1사 1,2루에서 삼성 이해승이 120m 좌중월 3점 홈런을 날리며 단숨에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가까스로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14대13 승리를 지켰지만 이기고도 웃을 수 없었던 LG 벤치였다.
비록 승리는 챙겼지만, LG로서는 본격적인 실전 등판에 나선 정우영의 여전한 제구 불안과 필승조 장현식의 난조가 아쉬웠던 하루. 자칫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는 대참사가 될 뻔 했던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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