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프로 지도자 경력이 전혀 없는 초보 사령탑이 메이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토니 바이텔로 감독은 테네시대 야구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았다. 역사상 최초로 프로 경력 없이 빅리그 구단을 맡은 최초의 감독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개막 3연전을 싹쓸이 당했다. 29일(한국시각) 3차전에서는 1대3으로 패했다.
1,2차전을 0대7, 0대3으로 각각 내준 바이텔로 감독은 이날 이정후를 처음으로 리드오프로 내세워 다득점을 노렸으나, 겨우 1득점에 그쳤다. 3회말 이정후의 2루타와 맷 채프먼의 적시타로 3경기 연속 영봉패를 면했다는 걸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샌프란시스코 역사상 시즌 첫 3연전서 합계 1득점은 처음있는 일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양키스보다 많은 9개의 안타를 치고도 4개의 병살타가 흐름을 가로막았다. 마지막 9회말 무사 1,2루에서 해리슨 베이더의 삼진에 이어 패트릭 베일리가 2루수 병살타를 쳐 허무하게 마지막 찬스를 날려버렸다.
바이텔로 감독은 3연전을 치르면서 이날 처음으로 공격 때 선수를 교체하는 '작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1-3으로 뒤진 9회말 1사 1,2루에서 1루주자 윌리 아다메스를 대주자 재럿 올리바로 바꾼 것이다.
올리바는 메이저리그에서 발이 가장 빠른 선수로 꼽힌다. 즉 2루타 이상의 장타가 나온다면 2루주자 엘리엇 라모스와 1루주자 모두 홈에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주자 작전을 썼다. 아다메스는 커리어 동안 대주자로 교체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충분히 가능한 용병술이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베일리의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흘러 양키스가 완벽한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다.
현지 매체들 사이에서는 바이텔로 감독이 개막 3연전에서 초보 '티'를 너무 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너무 신중하고 스타팅 멤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이텔로 감독을 비판하는 기사에 이정후가 등장한다. 현지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이날 바이텔로 감독이 7회말 이정후 타석에서 대타를 내지 않은 걸 날카롭게 건드렸다.
1-3의 2점차가 이어지던 7회말 2사후 주자없는 상황에서 이정후 차례가 왔다. 이때 양키스 벤치는 투수를 우완 제이크 버드에서 좌완 팀 힐로 교체했다. 힐은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다.
이정후는 힐에게 3구 삼진을 당했다. 초구 싱커가 몸쪽 스트라이크, 2구째 몸쪽으로 바짝 붙은 싱커는 파울이 됐다. 투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로 관통한 89.6마일 싱커는 볼로 선언됐다. 이때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가 헬멧을 두드려 ABS 챌린지를 신청했다. 결과는 스트라이크로 번복됐다. 스트라이크존 모서리에 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후가 힐에게 꼼짝도 못하고 물러났다고 보면 된다.
NBC스포츠는 '보통 2사후엔 대타를 쓰지 않지만,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좌투수 상대 OPS가 0.599에 불과하다. 반면 힐의 작년 좌타자 상대 피OPS는 0.444였다. 이날 자이언츠는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힐을 상대로 우타자를 썼어야 했다. 비록 2사후였지만, 다음 타자 맷 채프먼까지 매치업이 될 수도 있었다'며 '벤치에 예라르 엔카내시온이라는 우타자를 생각할 여지는 없었을까?'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바이텔로 감독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정후는 우리 선수다. 우리 타자들은 그를 전날 상대한 적이 있다. 분명 까다로운 투수이기는 하나 루이스 아라에즈는 그를 공략했고, 누군가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격으로 대응했다"며 "상대팀 입장에서는 그가 불펜의 무기이겠지만, 9회 우리 공격이 잘 풀려 한 명의 주자가 더 나간다면 이정후 타석이 돌아올 수도 있는 상황이 온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즉 이정후가 9회에도 타석에 설 수 있기 때문에 대타로 바꿀 수는 없었다는 얘기다. 이정후에 대한 절대적 믿음. 이정후는 전날 7회에도 힐을 상대로 타석에 섰지만, 땅볼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빅리그 경험이 없는 바이텔로 감독에게는 이 지점부터 까다로워졌을 것이다. 이정후가 그 상황에서 타석에 선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라며 '그러나 자이언츠가 그런 특정 상황에서 쓰지도 않을 거면서 벤치 요원들을 전부 우타자로 구성한 것은 의아하다'고 했다.
대타, 대주자, 투수 교체는 감독의 고유 영역이다. 이정후를 7회 타석에서 바꾸지 않은 게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마찬가지로 우타자를 써야 하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틀린 것도 아니다. 팀이 패했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론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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