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의리보다, 왜 황동하 부진이 더 충격적인가.
KIA 타이거즈가 개막 2연패로 2026 시즌을 시작했다.
충격의 연속이었다. 28일 개막전은 다 이긴 경기를 불펜 방화로 날렸다. 29일 2차전은 초장에 경기가 끝나버렸다. 이의리, 황동하 두 사람이 4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10실점을 해버리니 손을 쓸 방법이 없었다.
일단 이의리에 대한 기대가 컸다. 지옥에서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 하지만 2021년 1차지명으로 입단한 후 제구 난조는 그를 계속 따라다닌 꼬리표였다. 올해 스프링 캠프에서 제구를 잡기 위해 독한 훈련을 했고, 시범경기에서 그 효과가 나오며 '설마, 올해 정말 달라질까' 기대감을 품은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한 경기 만에 '역시'로 반응이 바뀌고 말았다.
그러니 이의리에 대한 건 어느정도 충격을 받아들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황동하가 홈런 3방을 맞으며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6실점으로 무너진 건 KIA 입장에서 뼈아프다.
황동하는 지난해와 올해 5선발 경쟁을 했지만, 2년 연속 탈락했다. 하지만 올해는 의미가 달랐다. 구위, 성적으로는 충분히 5선발이 될 자격이 있었지만 시즌 초반 마운드를 운영하는데 있어 전천후로 들어갈 투수가 필요했고 그 적임자가 황동하였다. 못해서 5선발 탈락이 아닌, 너무 잘해 5선발에서 탈락한 경우다.
이범호 감독은 "개막 후 세 턴 정도까지는 투구수를 끌어올려야 하는 선발 투수들이 있다. 그 뒤에 황동하를 붙일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이의리 다음 출전도 일찌감치 정해진 것이었다. 5선발로 내정된 2년차 김태형보다 경험도 많고, 팔도 빨리 풀리는 장점을 이용하려 한 것. 본인은 고정 선발이 안 된 게 아쉬울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1선발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이었다.
하지만 야심차게 준비했던 황동하 투입이 참사로 이어지며 이 감독의 머리도 아파지게 됐다. 당장 주중 이어지는 LG 트윈스와의 3연전 중 양현종과 김태형이 나서는 경기 뒤에도 황동하를 바로 붙일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SSG 난조로 자신감을 잃었다고 한다면 그 플랜이 완전히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황동하는 이미 공 개수도 선발로 던져도 될 체력을 만들어놨다. 처음에는 롱릴리프로 가다 김태형이 부진하거나 다른 선발진에 문제가 생기면 황동하가 그 자리를 메운다는 계산이었다.
일단 SSG전은 잊고 하루 빨리 멘탈을 잡는 게 중요할 듯. 결국 LG 3연전 중 한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여기서 반등하면, 황동하와 KIA 마운드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 아니라면 시즌 초반 KIA 마운드 전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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