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프로스포츠에서 스타플레이어를 여럿 보유한 구단이 조직력에 애를 먹는 일은 흔하다. 각자 개성이 뚜렷해 '융화'가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개개인 면면은 화려한데 팀 성적이 나쁜 사례가 수두룩하다.
특히 외부에서 거물급 선수가 들어오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기존에 리더십을 가진 선수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 수십명에 이르는 팀원이 다들 친할 수 없다. 끼리끼리 모이기 마련인데 여기서 파벌이나 라인이 발생해서 조직력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KT 위즈 김현수는 특별하다. KT는 이미 장성우라는 베테랑 포수가 확고한 리더로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2021년 통합우승 이후 주전 노쇠화, 박경수 유한준 등 '야수 리더'의 부재로 고민이 컸다. 타선 보강과 우승 문화 재이식을 위해 김현수를 전격 영입했다. 김현수는 두산과 LG를 우승시킨 막강한 슈퍼스타다. 야구계 항간에서는 장성우와 함께 '두 개의 태양'이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붙기도 했다. 김현수는 이런 의구심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김현수의 긍정적인 영향력은 경기장 밖에서 더 대단하다. 김현수는 올 시즌 9경기 46타석 타율 3할5푼 OPS(출루율+장타율) 0.885로 개인 기록도 나무랄 데가 없다. 데이터로 나타나지 않는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
이강철 KT 감독은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김)현수가 진짜 많이 가르친다. 여기 와서도 캠프 때부터 보니까 시뮬레이션 타격 할 때 '이럴 때에는 무조건 당겨 쳐야 한다' 그런 걸 많이 가르치더라. 현수가 2루 땅볼이 많다고 하는데 버리는 타구가 없다"고 고마워했다.
주자 1루나 2루에 있을 때에는 자기 스윙을 버리더라도 최대한 1-2루 간으로 타구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최소한 진루타를 만들어낸다. 주자가 득점권으로 이동하면 상대 투수는 더 압박을 받고 동료 타자는 보다 편한 상태로 타석에 들어선다. 작은 변화 하나가 쌓여서 팀이 강해진다.
이 감독은 "현수랑 (장)성우랑 둘이 잘 어울려서 팀이 좋아진 것 같다. 현수는 진짜 솔선수범을 해버리니까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성우도 형 형 하면서 현수한테 잘 한다. 거기에 (최)원준이까지 와서 1번 2번이 강해졌다. 그래서 팀이 잘 돌아가는 것 같다"며 뿌듯해 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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