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평 남짓 교도소 독방에 3명…"교화? 싸움 막기도 힘들어"

(서울=연합뉴스) 법무부는 지난 15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양교도소에서 제2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 진단은 안양교도소의 노후 시설과 열악한 수용 환경을 점검하고 과밀수용 해소 및 시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법조기자단이 직접 수용생활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이날 실시된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서 수용복을 착용한 법조기자단이 수용자의 하루 일과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2026.4.19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법무부는 지난 15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양교도소에서 제2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 진단은 안양교도소의 노후 시설과 열악한 수용 환경을 점검하고 과밀수용 해소 및 시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법조기자단이 직접 수용생활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이날 실시된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서 수용복을 착용한 법조기자단이 수용자의 하루 일과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2026.4.19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법무부는 지난 15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양교도소에서 제2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 진단은 안양교도소의 노후 시설과 열악한 수용 환경을 점검하고 과밀수용 해소 및 시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법조기자단이 직접 수용생활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이날 실시된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서 수용복을 착용한 법조기자단이 수용자의 하루 일과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2026.4.19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법무부는 지난 15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안양교도소에서 제2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실시했다. 이번 현장 진단은 안양교도소의 노후 시설과 열악한 수용 환경을 점검하고 과밀수용 해소 및 시설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법조기자단이 직접 수용생활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안양교도소에서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2026.4.19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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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보니 1963년 준공된 안양교도소의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 우뚝 솟은 신축 아파트들이 보인다. 4인 가족이 살기 좋다는 '국평'은 34평(84㎡). 1인당 8∼9평의 공간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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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식!" 식사 시간이다. 고개를 돌려 수용거실을 바라보니 파란색 수용복 차림의 남성 17명이 자기 식판을 들고 7.4평(24.61㎡) 수용거실에 앉아있다. 총 18명이니 1인당 0.4평씩이다.

지난 15일 수용자 체험을 위해 찾은 안양교도소는 전국 교정시설 중 가장 오래된 시설로, 과밀수용도 가장 심각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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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교정시설 증축·신축은 더뎌 1인당 공간은 언제든지 0.4평에서 0.3평, 0.2평으로 줄어들 수 있다.

교정시설 증·신축이 제자리걸음을 할 동안 전국 재소자는 2015년 5만3천892명에서 지난 17일 기준 6만3천842명으로 18.5% 늘었다. 정원 대비 수용 비율은 약 126.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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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교도소의 정원은 1천700명이지만, 지난 17일 기준 현원이 2천284명으로 수용 비율은 134.4%에 달한다. 정원 9명인 수용거실엔 17명 이상, 최대 20명씩 과밀 수용되고 있다.

이에 수용자 간 충돌과 갈등이 커져 입실을 거부하는 수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입실 거부자는 원인 파악을 위해 조사받는 동안 독방에서 생활할 수 있는데, 수용인원이 많다 보니 '징계·조사 독방'에도 2∼3명씩 들어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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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평(4.3㎡) 독방에 남성 두 명이 들어가니 발을 뻗고 눕기도 어려웠다. 나란히 누우면 어깨가 닿기 때문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누워야 한다. 이곳에서 폭행 사고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통은 문밖에 둔다. 책상은 박스로 접어 만든 것을 사용한다.

경력 6년의 박모 교도관은 "한 방에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무작정 입실을 거부하는 수용자가 늘고 있다. 그런데 독방에도 사람이 꽉 차 있기 때문에 결국 다른 수용거실로 '뺑뺑이'를 돌리면서 스스로 적응해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수용자와 교도관 간 갈등이 커져 적대적인 관계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과밀수용 문제는 수용자의 인권 문제뿐 아니라 교도관의 업무 강도와 안전 문제로 직결된다는 게 교도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 교도관은 "우리의 목적은 수용자를 교화해 출소 후에 재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과밀수용으로 수용자의 스트레스가 커져 대화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소통은 교화의 기본인데 이것부터 어렵고 충돌하는 경우가 잦아지니 방치하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교정시설 과밀화로 교도관은 교화 업무보다 '교정사고' 대응 업무에 내몰리는 실정이다.

수용률이 132%였던 작년 한 해 문제를 일으켜 조사받은 수용자 인원은 2천870명으로, 수용률 100%였던 2022년보다 56.8% 급증했다.

입실 거부 인원은 612명으로 약 두 배가 됐고, 소란과 폭행 인원도 각각 3배, 2배로 늘었다.

경력 15년의 한 교도관은 "감방에 있는 사람도 밖에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다. 좁고 더운 곳에 모여있으면 예민해지고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싸움은 자주 일어난다"고 했다.

"교정은 포기한 지 오래",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말하는 교도관도 있었다.

이처럼 폭행과 소란, 사고에 자주 노출되면서 교도관의 직무스트레스와 트라우마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 결과 조사 참여자의 약 20%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일반 성인보다 자살 계획 경험률은 약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도 약 1.6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교도관이 겪는 직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을 '과밀수용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량 및 인력 부족'으로 분석했다.

윤창식 안양교도소장은 "수용자는 결국 사회로 나가게 된다. 이들이 교정시설에 있을 때 교화가 돼야 사회가 더 안전해진다"며 "수용실 밀도가 높아지면 교정에 투입될 교도관의 피로도가 높아져 교화가 어렵다"고 했다.

이날 안양교도소 현장 진단에 나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0여년 전 찾았던 안양교도소의 모습이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과밀수용 해소와 시설 개선을 통해 교정의 실효성을 높이고, 국민이 더욱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e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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