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친구'에게 번호 주고 "라인업 들겠다" 다짐…한화 중견수 경쟁 이제 시작이다

한화 이원석.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원석.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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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신인과의 경쟁에 제대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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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지난 시즌까지 중견수 고민을 이어왔다. 확실하게 센터라인을 지켜줄 국내 선수가 절실했다.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등 노력이 이어졌다.

스프링캠프에서 1차적으로 해법을 찾았다. 신인 오재원이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줬다. 고졸이었지만, 수비는 이미 프로급이라는 평가. 타석에서의 집중력도 좋았다. 개막전에서 3안타를 치는 등 한화의 오랜 숙제를 풀어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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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무대와 프로는 달랐다. 매일 있는 경기에 체력적인 부침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페이스가 주춤해졌고, 한화로서는 대안이 필요했다.

퓨처스에서 칼을 갈고 있던 선수가 마침내 올라왔다. 이원석은 올 시즌 오재원과 함께 주전 중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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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충분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지난 시즌 벌크업을 하면서 타격에도 힘이 붙었다.

이원석은 올 시즌을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했다. 우선 등번호가 바뀌었다. 그동안 50번을 달고 있었지만, '절친' 강백호가 4년 총액 100억원에 KT 위즈에서 한화로 이적했다. 강백호의 KT 시절 등번호는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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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에게도 50번은 소중한 번호였다. 이원석은 "우상인 무키 베츠(LA 다저스) 선수의 등번호인데, (이)성열 선배님이 은퇴를 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50번을 달게 됐다"라며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등번호 조사를 하는데 1순위부터 3순위까지 모두 50번을 적어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원석은 강백호에게 기꺼이 등번호를 양보했다. 물론 강백호도 선물로 보답했다.

이원석의 새로운 등번호는 37번. 이원석은 "주변에서 37번이 잘 어울릴 거 같다고 하더라"고 만족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동시에 목표도 밝혔다. 이원석은 "확실히 (강)백호가 왔으니 타선도 강해졌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이제 나도 그 라인업에 낄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많은 동기부여가 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이원석은 129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 라인업에 올린 것은 47회에 불과했다. 주로 대주자 및 대수비로 교체 출전했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이원석은 지난 7일 1군에 올라왔지만,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한화 이원석.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11일 첫 선발 출전부터 이원석은 한 단계 올라선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 1번-중견수로 나서기 시작한 가운데 11일과 12일 KIA전에서는 멀티히트를 쳤고, 14일 삼성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4안타를 때려냈다. 15일과 16일에도 안타를 친 이원석은 18일 롯데전에서도 3루타 한 방을 비롯해 2안타 1타점 1득점 경기를 했다. 특히 18일 롯데전에서는 2회말 1사 2루에서 3루로 향하던 주자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기도 했다.

8경기에서 타율이 4할4푼4리(27타수 12안타)에 달한다. 이 중 3루타는 2개로 리그 공동 1위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원석의 활약 이야기에 "오재원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어 경쟁이 되다보니 본인도 처음에 주전을 놓치고 난 다음에 무던히도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 지금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잡고 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지금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지만, 잠시 주춤한다면 다시 오재원에게 자리를 넘겨줄 수 있다. 뺏고, 뺏기는 무한 경쟁 속에 한화의 오랜 숙제는 마침내 끝날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한화 이원석.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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