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국제축구연맹(FIFA)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제안한 '이란 교체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한국시각) 영국 BBC는 유력한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가 제안한 교체안에도 불구하고 FIFA는 올 여름 북중미 월드컵에서 이란을 이탈리아로 대체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이란의 월드컵 참가 여부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 파올로 잠폴리 미국 특사가 파이낸셜 타임즈(FT)에 "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에게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을 이탈리아가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잠폴리 특사는 "나는 이탈리아 출신이며, 미국에서 개최되는 대회에서 아주리 군단(이탈리아 대표팀)을 보는 것은 꿈 같은 일일 것이다. 4번의 우승 경력이 있는 그들은 참가 자격을 정당화할 만한 계보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IFA는 잠폴리의 제안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지난주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발표한 "이란 팀은 반드시 온다"라는 성명을 강조했다. FT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교황 레오 14세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한 직후, 미국과 이탈리아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기 위해 잠폴리의 계획이 제안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잠폴리는 유엔 대사 시절이었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FIFA에 유사한 요청을 한 적이 있다.
6월 11일에 개막하는 북중미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한다. 월드컵 4회 우승국인 이탈리아는 지난달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아시아 대륙의 강자 이란은 월드컵행을 일찌감치 확정 지었다. 6월 15일과 21일에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뉴질랜드, 벨기에와 맞붙고, 26일에는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격돌한다.
FIFA 규정에 따르면, 특정 팀이 기권하거나 대회에서 제외될 경우 FIFA가 그 처리에 대한 '독자적인 결정권'을 갖는다. 월드컵 규정 제6조 또한 "FIFA는 해당 회원국 협회를 다른 협회로 교체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워싱턴에서 인판티노 회장은 "그때쯤이면 상황이 평화로워지길 바란다. 그것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란이 자국민을 대표하려면 반드시 와야 한다. 그들은 자격을 갖췄고, 실제로 상당히 훌륭한 팀이기도 하다. 그들은 정말로 경기를 원하고 있으며, 마땅히 경기를 치러야 한다. 스포츠는 정치 외적인 영역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3월, 터키에 머물며 훈련중인 이란 대표팀을 방문한 인판티노 회장은 이란축구 협회가 경기 장소를 멕시코로 옮기기 위해 FIFA와 '협상 중'이라고 밝힌 이후에도, 이란의 경기가 예정대로 미국에서 치러질 것임을 확인한 바 있다.
한편 22일 중동 유력 매체 알자지라는 파테메 모하제라니 정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대회 참가를 위해 "완전히 준비돼 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3월,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안전 문제를 이유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이란이 월드컵에서 "환영받을 것"이라면서도 "그들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신호를 동시에 보냈다. 한편 BBC에 따르면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는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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