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메이저리그의 화려한 조명 아래, 경기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투수의 강속구나 타자의 홈런만이 아니다. 선수들이 최상의 몸 상태로 그라운드에 설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는 조력자들이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주전 선수 26명의 식단을 책임지는 일본인 스포츠 영양사 사누이 유카(31)도 그 주인공중 하나다.
최근 일본 영문 매체 '재팬 타임즈(Japan Times)'는 '블루제이스의 엔진을 계속 돌리는 일본인 영양사(The Japanese dietitian who keeps the Blue Jays' engines running)'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사누이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했다.
사누이의 커리어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성장 과정과 꼭 닮아있다.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그는 도쿄 올림픽 당시 미국 여자 럭비 대표팀의 연락 담당으로 일하며 팀 스포츠에 매료됐다. 이후 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3년간 밑바닥부터 경험을 쌓았다.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2025년이었다. 전임 영양사가 스프링 트레이닝 종료 직전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서 사누이가 전격 '콜업'된 것. 사누이는 "매우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스태프들이 큰 역할을 맡게 된 나를 많이 도와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가 합류한 첫해, 토론토는 월드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사누이는 이 과정에서 고칼로리 패스트푸드에 익숙했던 젊은 선수들에게 체계적인 영양 교육을 실시하고, 클럽하우스에 '스타벅스'에서 영감을 받은 스낵바를 도입하는 등 변화를 이끌어냈다.
사누이의 존재감이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각인된 결정적인 순간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3차전이었다. 무려 15회까지 이어진 연장 혈투 속에서 선수들은 극도의 허기와 갈증에 시달렸다. 이때 사누이는 구단 관계자들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신선한 '수박' 한 접시를 날랐다.
"선수들이 정말 좋아했다. 수박은 훌륭한 수분 공급원"이라는 그의 말처럼,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선수들이 수박을 먹는 모습은 중계 카메라에 포착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사누이는 매 경기 선수 개개인의 목표에 맞춘 '맞춤형 스무디'를 제조한다. 체중 증량, 염증 완화, 부상 방지 등 선수마다 다른 영양학적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제공하는 것이 그녀의 핵심 업무다.
사누이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일본 특유의 세밀함과 '오모테나시(일본식 접대 문화)' 정신을 꼽았다.
그는 "내 의견을 강요하기보다 선수들을 정성껏 대하려고 노력한다. 원정 경기 식단 메뉴를 미리 이메일로 보내거나 '이달의 음식' 교육 보드를 만드는 등 디테일에 신경 쓰는 편"이라며 "이런 점이 일본인 영양사로서 가질 수 있는 강점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토론토에는 지난 1월 합류한 거포 오카모토 카즈마를 비롯해 고스케 카토, 통역사 오시마 유스케 등 일본인들이 포진해 있다. 사누이는 이들과 함께 팀 내 일본인 커뮤니티의 일축을 담당하며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까지 돕고 있다.
메이저리그 영양사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다. 경기 당일에는 오전부터 자정까지 12시간 이상 근무가 기본이다. 26인 로스터 전체의 식단과 보충제, 식품 안전 프로토콜을 혼자 관리해야 한다.
사누이는 "타격 코치는 타격만, 투수 코치는 투수만 신경 쓰면 되지만 나는 26명 모두를 관리해야 한다. 야구계에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30세에 시작했으니 40세에도 이곳에 있고 싶다. 전임자들의 기록을 깨고 오랫동안 팀과 함께하는 것이 목표"라며 웃어 보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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