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뒤늦게 결과론적으로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다."
LA 다저스 김혜성은 역전승을 이끄는 영웅이 될 수도 있었다. 디노 에벨 다저스 3루 코치가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김혜성을 막아 세운 것과 관련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코치의 판단을 존중했다.
다저스는 19일(한국시각)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6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서 0대1로 석패했다. 다저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7이닝 1실점 쾌투를 펼쳤는데, 1회 미겔 안두하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한 게 패전으로 직결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듯하다.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마이클 킹의 위력이 만만치 않았다. 7이닝 4안타 2볼넷 9삼진 무실점을 기록, 다저스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그런 킹도 계속 거슬리는 다저스 타자가 있었다. 9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혜성이었다. 김혜성은 0-1로 뒤진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킹의 스위퍼를 공략해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진 2사 1루 오타니 쇼헤이 타석. 묘한 장면이 나왔다. 오타니가 3루 방향 땅볼을 쳤는데, 샌디에이고 내야진은 오타니를 대비해 시프트가 걸린 상태였다. 3루수가 사실상 유격수 위치에 있었고, 유격수는 2루 뒤에 붙어 있었다. 3루수가 앞으로 뛰어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 포수 로돌포 듀란이 타구를 향해 뛰었고, 1루로 송구했는데, 재빨리 1루로 던졌는데 악송구가 됐다. 공은 펜스를 한번 맞고 우익선상 쪽으로 흘렀다.
이때 샌디에이고 2루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공을 쫓기에 바빴고, 김혜성은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갈 준비가 돼 있었다. 타티스 주니어가 우익선상에서 바로 포구를 했다면 김혜성이 홈으로 쇄도하긴 무리였는데, 여기서 공을 한번 놓쳤다. 김혜성이 주저하지 않고 홈까지 내달렸다면 1-1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에벨 코치는 김혜성을 막아 세웠다. 안전한 플레이를 택한 것. 다음 타자가 무키 베츠이니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믿음도 깔려 있었을 듯하다. 기대와 달리 베츠가 킹의 초구 직구를 건드려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다저스의 동점 내지 역전 기회는 허무하게 무산됐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미국 현지 취재진이 이 장면을 지적하자 "타티스 주니어가 공을 잡은 타이밍의 문제였다. 에벨 코치가 판단을 내려야 했던 순간에 타티스 주니어가 공을 한번에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시점에 주자가 쇄도하는 상황을 가장 완벽한 시야에서 보고 있던 사람은 에벨 코치였다. 나는 그 결정과 관련해 뒤늦게 결과만 보고 비판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김혜성은 여전히 0-1로 뒤진 8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번 더 다저스가 반격할 발판을 마련했다. 샌디에이고 우완 필승조 제이슨 애덤을 끈질기게 괴롭혀 볼넷을 얻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은 계속 커트하고 빠지는 공은 참으면서 8구를 던지게 한 끝에 얻은 결과였다. 이어 오타니가 우전 안타를 쳤고, 김혜성은 빠른 발로 3루까지 갔다.
그러나 또 베츠가 김혜성을 불러들이지 못했다. 허무하게 유격수 땅볼을 치면서 다저스의 마지막 반격 기회를 날렸다.
샌디에이고는 9회 다저스의 마지막 공격을 막을 마무리투수 메이슨 밀러를 올렸다. 밀러는 시속 100마일(약 160㎞)을 웃도는 빠른 공을 우습게 던지는 파이어볼러다. 밀러는 초반에는 제구가 흔들려 애를 먹었지만, 처음 2타자 연속 볼넷 이후 바로 감을 잡으면서 다저스의 마지막 희망을 꺾었다.
김혜성이 만든 절호의 득점 기회를 2번이나 살리지 못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로 밀려났다. 4연승을 달린 지구 라이벌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에 0.5경기차 앞선 1위가 됐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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