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까지 올 정도"…오승환, MLB생활 극심한 외로움 "지면 다 내탓 같았다" 충격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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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마운드 위에서 단 한 번의 미소도, 단 한 번의 찡그림도 허용하지 않아 '돌부처(Stone Buddha)'라 불렸던 사나이.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뒷문을 책임졌던 '끝판대장' 오승환(44)이 화려했던 메이저리그(MLB) 시절 남몰래 삼켜야 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공황장애 증세를 최초로 덤덤히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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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지난 25일 후배 윤석민의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의 '불꽃을 던진 파이널보스, 우리 승환이 형 만나서 한우 사드리고 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그동안 대중에게 밝히지 않았던 메이저리그 시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감 없이 털어놨다. 특히 마운드 위에서의 압도적인 모습 뒤에 가려져 있던 인간 오승환의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야구장을 향한 두려움의 고백은 현장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윤석민이 "형은 멘탈 쪽에서 아무도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떼자, 오승환은 그동안 방송에서 깊게 꺼내지 않았던 201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시절(빅리그 2년 차)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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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2017년 미국에 있을 때, 사실 방송에서 많이 얘기하진 않았지만 야구장을 가는 게 되게 두려웠었다"고 충격적인 고백을 했다. 마운드에서 돌 같은 평정심을 유지하던 그에게도 정신적인 적색신호가 켜졌던 것이다.

"초등학교 때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당시 감독님 차가 빨간색이었다. 멀리서 그 빨간색 차만 보아도 가슴이 막 두근거리고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2017년 메이저리그 2년 차 때 성적이 조금 주춤하면서 딱 그때와 같은 두려움이 찾아왔다. 어제 경기를 나 때문에 만약에 졌다면,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나만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모든 게 내 탓인 것 같고, 내가 이 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존재라는 생각이 뇌리를 지배했다. 그런 두려운 마음이 1년 동안 정말 크게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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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한신 타이거스), 미국 메이저리그를 모두 경험하며 통산 500세이브 고지를 밟은 대투수지만, 그에게도 타국 생활은 견디기 힘든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오승환은 일본과 미국 중 어디가 더 힘들었냐는 윤석민의 질문에 주저 없이 "미국이 훨씬 더 힘들었다"고 답했다.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

오승환은 미국 메이저리그 특유의 살인적인 일정과 문화적 장벽을 원인으로 꼽았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입맛도 비슷하고 이동도 수월한 편이다. 반면 미국은 이동 거리부터 상상을 초월한다. 비행기를 타고 새벽에 도착하면 여기가 도대체 어느 도시인지도 모른 채 눈을 붙인다. 그리고 깨어나면 다시 구단 버스를 타고 야구장으로 나가서 공을 던진다. 야구장에서 주는 밥을 먹고 호텔에서 자고, 또다시 버스와 비행기를 타는 기계적인 삶을 1년 내내 반복해야 한다."

사진캡처=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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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독한 공포와 외로움을 뚫고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미국 타자들의 엄청난 연습량을 직접 목격하며 얻은 자극, 그리고 자신만의 끈질긴 노력이었다.

오승환은 "놀란 아레나도나 트래버 스토리 같은 슈퍼스타들이 전날 백핸드 수비 실책을 하나 하면, 다음 날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서 그것만 두 시간씩 복기 훈련을 하더라. 타석에서 커브를 놓치면 피칭 머신에 커브만 틀어놓고 한 시간씩 친다. 최고의 선수들이 누구보다 일찍 와서 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 '저래서 메이저리거구나'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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