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성훈(52) 감독이 피땀 눈물을 흘려가며 만든 '골드랜드'를 향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황조윤 극본)를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골드랜드'의 연출 과정부터 종영 소감까지 밝혔다.
'골드랜드'는 밀수 조직의 1500억 금괴를 손에 넣은 주인공이 탐욕과 배신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금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금빛 욕망 생존 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단순히 금괴를 찾고 쫓는 범죄 액션에서 그치지 않고, 인간의 욕망을 날카롭게 그려낸 묵직한 결말로 종영했다.
이러한 '골드랜드'는 2012년 개봉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를 시작으로 2017년 '공조', 2018년 '창궐', 그리고 2024년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 2025년 웨이브 시리즈 '찌질의 역사'까지 액션과 드라마,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균형 있게 다룬 김성훈 감독의 연출로 더욱 빛이 났다. 욕망을 마주한 캐릭터들의 선택과 균열 자체를 긴장의 원천으로 끌어올린 것뿐만 아니라 어둠과 빛의 대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연출로 호평을 얻었다.
이날 김성훈 감독은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이번 작품은 정말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한 가장 큰 이유가 잘하고 싶어서였는데, 그 중심에는 열연을 펼친 배우들이 있었다. '골드랜드'는 배우들이 어려움이 많았던 작품이다. 일반적인 리액션으로 흘러가는 작품이 아니었고 표현의 방식도 달랐어야 했다. 쉽지 않은 작품이라 나 역시 걱정이 컸지만 배우들이 기대보다 훨씬 잘했다. 원래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배우들이 현장에서 잘하면 감독으로서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부담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잘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잘 담아 보여 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미 모든 회차가 공개됐지만 아직 떠나보내지 못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인 것 같다. 배우들이 작품이 끝날 때 '못 헤어나오고 있다'라는 말을 하던데 이제 그 말을 이해할 것 같다. 감독인 나도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 물론 내 취향이 많이 들어간 작품이어서 생긴 아쉬움도 많다.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느꼈고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싶다는 교훈도 얻었다. 그래도 현장에서 배우들의 열연을 보면서 느낀 감동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성훈 감독은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찬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골드랜드'에서 희주는 기존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전형적인 주인공의 모습과 다르다. 희주의 엔딩 장면을 위해 달려온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절대 도망갈 수 없고, 욕망 앞에서 끝까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박보영과 마지막 엔딩 장면을 찍을 때 정말 중요한 장면이라서 시간을 많이 빼놨는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첫 테이크에 원하는 그림이 나왔다. 너무 단번에 끝내서 '감독이 대충 찍는거 아니야?'라는 오해를 받을까 일부러 세 번 정도 테이크를 더 갔는데 역시 첫 번째 테이크 장면이 좋더라. 그만큼 박보영은 '골드랜드'의 희주로 살았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밝혔다.
그는 "박보영은 좋은 배우라고 이야기 하기도 부족한 배우다. 좋은 배우라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고 내겐 더욱 훌륭한 사람인 것 같다. 나에게 권위 의식이 없는 감독이라고 했는데 사실 나 보다 훨씬 철이 든 어른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함께하면서 같이 고생도 많이 했다. 많은 배우와 여러 작품을 해봤지만 이렇게 배우에게 '고맙다'라고 생각한 적은 처음이었다. 박보영이 걸어왔던 길을 보면 이 작품은 특히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두려움도 많았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용기를 내줘서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고마웠던 박보영에게 가혹한 체중 감량을 주문 할 수밖에 없었다는 김성훈 감독의 이유 있는 해명도 이어졌다. 앞서 박보영은 지난 28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성훈 감독이 희주가 뒤로 가면 갈수록 말랐으면 좋겠다고 부탁해서 체중을 많이 뺐다. 김성훈 감독이 자신의 눈 앞에서는 절대 못 먹게 해서 스태프들이 몰래 숨겨서 간식을 주곤 했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성훈 감독은 "박보영은 정말 착하고 성실하다. 못 먹게 했다기 보다는 '희주가 좀 더 야위었으면 좋지 않을까?' 이런 뉘앙스로 이야기 했는데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한번은 촬영장에 분식차가 왔는데, 박보영이 조금 음식을 가져와 먹더라. 옥수수를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거기에 내가 '보영아, 옥수수가 생각보다 칼로리가 높더라' 한 마디 했는데 바로 내려놨다. 이런 책임감을 가진 박보영을 보면서 '부모님이 얼마나 좋을까?' '다시 태어나면 박보영 부모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약간 PT 선생의 마음으로 박보영에게 혹독하게 했던 것 같다. 그래도 박보영을 향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부탁도 할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뮤즈' 이광수에 대해서도 애정을 가득 담았다. 김성훈 감독은 "처음부터 '골드랜드'의 박 이사는 이광수였다. 개인적으로 이광수라는 배우를 정말 좋아한다. 진짜 좋아하는 동생인데, 사람으로서 좋은 것도 있지만 그가 가진 재능이 정말 많다. 이번 작품은 인간 이광수에서 시작하는 연기를 꼭 한번 보여주고 싶었다. 박 이사의 역사를 보여주는 설정을 비주얼로 보여주긴 했지만 그가 하는 대사 등을 통해 이광수라는 배우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광수는 무엇을 맡겨도 된다는 믿음이 있다. 이 믿음은 '마이 리틀 히어로'부터 시작됐는데, 그 작품이 끝나고 다문화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이 말보다 행동으로 실천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러한 신뢰로 지금까지 왔다. 비록 투스젬 아이디어를 두고 욕심도 많고 거짓말도 했지만 같이 촬영을 하면서 정말 행복했다. 내게 남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함께하고 싶다. 물론 이광수에게 멜로 주인공을 시키지 않겠지만 다른 작품에서도 같이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 무한 신뢰를 전했다.
'골드랜드' 속 개연성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금괴 1톤을 옮기는 과정에 대해 김성훈 감독은 "금괴 1톤에 옮기는 것에 대해 옮기는 방법에 자문을 구했다. 자세히 보면 사람들이 금괴 1톤을 들지 않고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밀면서 옮긴다. 다만 컨베이어 벨트가 작품에서 나온 것 보다는 좀 더 커야 한다. 또 금괴 1톤을 승합차에 싣고 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많았는데 싣고 갈 수는 있는데 차가 조금 기울 수 있다. 또 금괴를 파는 과정에도 따지고 보면 개연성이 맞다. 그 당시 금값이 정말 비싸지 않았나? 금을 팔 때 조금 싸게 팔았기 때문에 충분히 의심 없이 팔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을 만들 때 그 정도도 생각 안 하고 만들지 않는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의혹이었는데, 생각보다 꽤 정교한 자문을 받고 만든 설정들이라 부끄럽지 않다. 시청자의 다양한 반응도 결국은 작품을 재미있게 봐줬기 때문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랜드'는 박보영, 김성철, 이현욱, 김희원, 문정희, 그리고 이광수가 출연했고 '일년에 열두남자' '리치맨'의 황조윤 작가가 각본을, '수사반장 1958' '찌질의 역사'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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