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목표는 당연히 선발, 지금은 보직 상관없어"…19세 당찬 루키, 삼성 마운드 '비밀병기'가 되기까지 [SC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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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삼성이 전반기 마운드 운용의 승부수로 '6선발 체제'를 선언했다. 한 투수가 일주일에 두 번 등판하는 '주 2회 등판'을 지양하고 선발진의 과부하를 막겠다는 박진만 감독의 계산이다. 엔트리 제한이 있는 1군에서 이 파격적인 실험이 가능한 이유는 단 하나, 마운드의 전천후 전력으로 떠오른 '슈퍼 루키' 장찬희(19)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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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으로 사자 군단에 합류한 경남고 출신 장찬희는 올 시즌 11경기(선발 4경기)에서 31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2패,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 중이다. 불펜으로 나섰을 때는 2승, 평균자책점 2.63으로 더욱 짠물 투구를 선보였다.

"배포가 있어 압박감 있는 상황에서도 제 공을 던진다"며 박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 장찬희를 만나 1군 생존기를 직접 들어봤다.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키움전.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26/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 5회초 투구를 마친 삼성 장찬희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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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퓨처스(2군)에서 차근차근 선발 수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장찬희는 개막 후 줄곧 1군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장찬희는 "처음부터 이렇게 1군에 계속 남을 줄은 몰랐다"며 "멋모르고 와서 선배들과 생활하니까 마냥 재미있고 좋다"고 순수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고교 야구와는 차원이 다른 프로의 빡빡한 일정은 19세 청년에게도 만만치 않은 벽이다. 장찬희는 체력적인 힘듦보다는 정신적인 중압감을 먼저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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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닝이나 등판 횟수 자체가 힘들다기보다는, 프로야구는 매일매일 경기가 있지 않나. 매일 경기를 준비해야 하고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는 상태로 지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조금 힘든 느낌이 있긴 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안 했었는데, 지금은 최대한 버텨보려고 트레이너 코치님들과 몸 관리를 하며 웨이트를 엄청나게 하고 있다."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와 삼성의 경기. 삼성 장찬희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4.21/

지난 23일 고향 부산에서 선발 등판한 롯데 자이언츠전(4⅔이닝 5실점)의 아쉬움도 솔직하게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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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쉬고 나가서 몸 컨디션이 엄청 좋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공이 잘 안 가더라. 스피드가 안 나오니까 나도 모르게 악을 쓰고 던지게 됐고, 그러다 보니 제구까지 더 흔들려서 결과가 아쉬웠다. 그래도 사직구장 관중석에서만 보다가 마운드에 내려다보는 시야는 정말 달랐고, 함성 소리 하나는 확실히 크더라."

현재 삼성 마운드에서 장찬희의 역할은 독특하다. 롱릴리프로 불펜에서 대기하다가 선발진에 휴식이 필요하거나 구멍이 생기면 언제든 선발로 투입되는 '스윙맨'이다. 신인 투수로서 보직이 자주 바뀌는 것은 루틴을 유지하기에 큰 머릿속 혼란을 줄 수 있다.

"어느 보직이 더 편한가"라는 질문에 장찬희는 영리하고도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내 야구 커리어의 최종 목표는 항상 '선발 투수'로 크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기회가 빨리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솔직히 선발로 나가는 날에는 확실히 긴장감이 훨씬 크다. 불펜 투수가 마음이 편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지금 내 상태에서 내 공을 100% 효과적으로 던지기에는 불펜으로 나갈 때가 조금 더 느낌이 좋은 것 같다."

선발과 불펜을 오갈 때의 게임 플랜 차이에 대해서도 신인답지 않은 깊은 고민을 털어놨다.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장찬희가 숨을 고르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7/

"코치님들이나 선배들은 항상 '이닝 길게 끌 생각하지 말고 불펜이라 생각하며 한 타자씩만 집중해라'고 말씀해 주신다. 그런데 막상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게 마음대로 안 된다. '선발 투수니까 어떻게든 이닝을 길게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지배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게임 플랜이 달라지는 것 같다."

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경기. 삼성 장찬희가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8/

시즌 중이라 투구 폼이나 기술적인 부분에 손을 대기보다는, 베테랑 선배들에게 '타자와 싸우는 요령'을 끊임없이 묻고 스터디하고 있다는 장찬희. 최근 그에게 가장 큰 자극제가 된 사건은 바로 선배 양창섭의 완봉승이었다.

"창섭이 형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나를 정말 잘 챙겨주셨고 무척 친하다. 그래서 창섭이 형이 등판하는 날에는 밖에서 정말 간절하게 응원하며 경기를 본다. 그날 완봉승 하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대단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공과 몸쪽으로 찔러 넣는 공을 자유자재로 섞어 던지는데, 투구 내용을 공부하듯이 유심히 봤다. 그걸 보면서 '나도 나중에 꼭 저렇게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19세 소년의 대담함과 영리함은 삼성이 2026시즌 중반기 마운드 운용을 가장 창의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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