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거포 르윈 디아즈가 사령탑의 따뜻한 배려에 일회성 홈런이 아닌, 화끈한 '연타석 홈런'으로 응답했다. 중심 타선의 중압감을 내려놓자마자 무시무시한 장타 본능이 완벽하게 깨어나며 대구 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디아즈는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 7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두 타석 연속 아치를 그려냈다.
디아즈의 첫 번째 장타 본능은 팀이 0-1로 뒤진 3회말에 꿈틀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디아즈는 두산 선발 최승용과 3B2S 풀카운트까지 가는 집요한 접전을 벌였다.
디아즈는 최승용의 8구째 134㎞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대형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 한 방은 경기 초반 빼앗겼던 흐름을 곧바로 동점으로 돌려세우는 소중한 시즌 7호 홈런이자, 디아즈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디아즈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바로 다음 이닝인 4회, 디아즈는 또 한 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최승용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볼카운트 싸움도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 최승용의 3구째 들어온 113㎞ 느린 커브볼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아 결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시즌 8호의 비거리는 116m.
이 짜릿한 연타석 홈런으로 디아즈는 단숨에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확 끌고 왔고, 최승용 천적으로 우뚝 서며 대구 벌을 열광시켰다. 디아즈의 연타석 홈런으로 삼성은 4회 현재 두산에 5-1로 도망갔다.
디아즈가 보여준 환상적인 연타석 홈런 쇼는 경기 전 삼성 박진만 감독이 단행한 라인업 전략이 200% 적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진만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디아즈의 최근 타격 페이스 저하를 염려하며 타순 하향 조정을 발표했었다. 박 감독은 당시 "지금 페이스가 조금 떨어져 있는 것 같아서 부담감 있는 타순보다는 조금 하위 타순에서 편한 상황을 만들어주려 했다"라며 "중심 타자보다는 조금 하위 타순에서 타석에 임할 수 있게 조정을 했다"고 전했다. 최근 몇 경기 동안 본인 고유의 호쾌한 스윙을 수행하지 못하자 벤치에서 중압감을 덜어내 주기 위해 '7번 배치'라는 처방전을 내린 것이다.
박 감독의 이러한 배려 섞인 우산은 디아즈에게 최고의 각성제가 됐다. 4번 타자라는 무거운 왕관을 잠시 내려놓자 타석에서 조급함이 씻은 듯이 사라졌고, 3회에는 8구 접전 끝에 슬라이더를, 4회에는 3구 만에 커브를 공략하는 등 구종을 가리지 않고 장타를 폭발시키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회복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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