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국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시간은 여기까지인 걸까.
미국 스포팅뉴스는 31일(한국시각) '애틀랜타의 월트 와이스 감독이 최근 호르헤 마테오의 활약을 거론하며 김하성의 미래에 대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와이스 감독은 이날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펼쳐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5대2로 이긴 뒤 마테오의 최근 활약에 대해 "계속 이렇게 배트를 휘두른다면 그를 (라인업에서) 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마테오는 김하성의 공백을 메워온 마우리시오 듀본과 로테이션으로 유격수 자리에 기용돼 왔다. 하지만 김하성이 부상 복귀 후 부진을 거듭하자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마테오는 이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였다. 최근 7경기 타율은 0.353, 시즌 타율도 0.316(76타수 24안타)이다. 3홈런 10타점 7도루, 출루율 0.358, 장타율 0487, OPS(출루율+장타율) 0.845의 준수한 성적. 시즌 타율이 0.095(42타수 4안타)에 불과한 김하성과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마테오가 펄펄 나는 반면 김하성이 부진하자 미국 현지에서도 주전 유격수를 교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아구 팟캐스트 '680 더 팬'의 크리스 디미노는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두고 중대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그를 믿고 있을진 몰라도, 이런 상황이 몇 주 더 이어진다면 '유격수 자리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나'라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포팅뉴스 역시 '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김하성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적었다.
와이스 감독은 30일 신시내티와의 주말 3연전 시작에 앞서 유격수 자리를 두고 "매일 상황이 달라진다. 13명의 야수를 모두 기용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여러 번 강조해왔다. 나는 가능한 모든 선수를 경기에 투입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감이 좋은 선수를 쓰고, 그 흐름을 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테오가 김하성 대신 나선 유격수 자리에서 무난한 수비 뿐만 아니라 좋은 타격감을 보이기에 그를 기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격을 얻은 가운데 여러 팀의 제안을 물리치고 애틀랜타의 1년 2000만달러(약 300억원) 계약서에 사인했다.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가치를 끌어 올려 다시 FA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그의 의지와,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애틀랜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계약이었다. 그러나 김하성이 비시즌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고 긴 재활을 거치는 동안, 애틀랜타는 듀본 뿐만 아니라 마테오까지 성장하면서 유격수 자리에 숨통이 트였다. 이런 가운데 팀 성적마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애틀랜타가 올 시즌 동부지구 우승을 넘어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패권을 다툴 것이라는 예상에 점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완벽한 윈나우 모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김하성의 부진에 가장 속이 타는 건 다름아닌 애틀랜타다. 1년 단기계약에 2000만달러라는 적지 않은 돈을 썼다는 건 그만큼 올 시즌 기대치가 높았음을 뜻한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인 만큼 2할 중후반대 타율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비만 해줘도 나쁘지 않은 투자로 평가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하성이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과연 애틀랜타의 투자가 옳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애틀랜타가 이런 시선을 바꾸고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전반기 남은 기간 김하성에게 좀 더 기회를 줄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기대 이하의 부진이 계속된다면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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