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먼(미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하해, 챔피언!" 감동의 연속이다. '캡틴' 손흥민(34·LA FC)과 '에이스' 이강인(25·파리생제르맹)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활짝 미소지었다. 스포츠 종목에서 에고가 강한 두 거물의 만남은 때때로 불편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개막을 일주일 남짓 앞둔 시점에 두 선수의 '뜨거운 포옹'은 곧 홍명보호의 '방향성'이다. 숫자로만 완전체가 아닌 진정한 '원팀'이 되어가고 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2일(이하 한국시각) 월드컵 사전캠프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 헤리먼의 자이언스 뱅크 트레이닝센터에서 3월 A매치 이후 두 달만에 재회했다. 트레이닝센터 실내 웨이트트레이닝실에서 맞닥뜨린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이강인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축하하는 손흥민의 인사 빼고는 둘 사이에 어떠한 말도 필요하지 않았다. 이심전심, 서로 간의 마음을 주고받기엔 3초간의 포옹이면 충분했다. 손흥민은 피곤하진 않은지 물었고, 갈색으로 염색한 이강인 머리를 매만지며 "머리 왜 그래"라고 조크를 던지며 이강인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했다. 아홉 살 차를 뛰어넘는 '우정'이 느껴졌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월드컵'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의기투합했다. 선배 손흥민이 후배를 품는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고, 이강인은 기꺼이 '흥민 형' 품에 안겼다. 둘은 나란히 사이클에 앉아 발을 굴리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눴다. 손흥민이 해발 1460m인 솔트레이크시티의 고지대가 어떠냐고 이강인에게 물었다. 손흥민은 에이스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았다. 훈련 후엔 직접 이강인을 위한 축하 시간을 마련했다. 선수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이)강인이가 (UCL)우승하고 왔다"라고 말하며 먼저 박수를 쳤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의 축하도 물결쳤다. 이강인은 90도 폴더 인사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UCL 우승)진심으로 축하하고, 월드컵을 위해 이제 한 팀으로 뭉쳤는데, 좋은 분위기로 멕시코로 넘어가자. 각자 위치에서 잘 준비하자"라고 당부했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UCL 결승전에 아쉽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이강인을 향해 "우리나라에서 UCL 2연패는 최초잖아. 우승컵을 들어봤다는 게 최고지"라고 제자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홍명보호는 이강인의 '불꽃 의지'로 예상보다 하루 먼저 26명 완전체로 거듭났다. 이강인은 프랑스 파리에서 UCL 우승 축하연에 참석한 뒤 비행기를 타고 2일 솔트레이크시티에 도착했다. 보통 장거리 이동을 한 선수는 숙소에 짐을 풀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날부터 정식 훈련에 참여한다. 하지만 이강인은 미국 입성 후 간단한 요기를 하고서 곧장 훈련장으로 달려와 훈련에 임하는 열의를 드러냈다.
갈색머리 염색도, 빠른 훈련 합류도, 결국은 월드컵 성공을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바라보고 지난해 토트넘을 떠나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월드컵을 앞둔 손흥민, 한국 축구의 주연으로 두 번째 월드컵을 치르는 이강인, 둘의 세대 초월 '케미'가 폭발하면서 팀 분위기는 '미소만발'이다.
헤리먼(미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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