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평균자책점 5점대는 역시 어울리지 않았다. "눈앞에서 사라진다"던 그 마구, KT 위즈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돌아왔다.
고영표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LG 타선을 2실점으로 꽁꽁 묶으며 시즌 3승(4패)째를 따냈다. 올시즌 두번째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승리한 KT는 LG에 0.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이날 수원은 1만8700장의 티켓이 매진됐다. 제 9회 동시지방선거일인 이날 KBO리그는 5경기 중 4경기가 매진되며 역대 최소경기 500만 관중 돌파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294경기서 275경기로 19경기가 단축됐다.
이날 KT는 1~3회 LG 선발 이정용을 잇따라 두드리며 일찌감치 6-0 리드를 잡았다. LG도 5회쯤 주전 선수들을 두루 교체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듯 했다.
그런데 LG의 반격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고영표가 6회를 마쳤을 때의 투구수는 84개. 하지만 고영표는 6-0의 점수와 불펜의 피로를 떠올리곤 한 이닝 더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7회 2사 1루에서 LG 이재원에게 투런포를 허용, 평균자책점이 껑충 뛰는 아쉬움을 맛봤다.
LG는 8회초에도 2점을 따내며 추격해왔다. KT로선 8회말 최원준이 상대 2루수 이영빈의 어정쩡한 중계플레이를 틈타 홈으로 돌진, 1점을 올린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9회초 마무리 박영현이 오스틴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지만, 가까스로 1점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고영표의 시즌초 부진 원인은 뭘까. 벌써 3년차인 ABS(자동 볼판정 시스템)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 구위 저하 등이 꼽혔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과 논의 하에 투구 밸런스를 바로잡은 고영표는 이제 원래의 '고퀄스'로 돌아오고 있다.
무엇보다 '마구'로 불리는 체인지업이 살아났다. 이날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8개가 삼진이었다. 특히 전날 LG 타선을 진두지휘했던 오스틴을 무안타, 삼진 2개로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고영표는 점점 그 수가 줄고 있는 사이드암 선발투수다. 무적의 체인지업이 있긴 하지만, 좌타자 상대는 아무래도 까다롭다. 전통적으로 좌타가 많은 LG에게 부진했다. 고영표의 LG전 선발승은 2022년 7월 29일 이후 무려 1405일만이다.
그래도 리드오프 최원준이 4타수 4안타를 몰아치며 팀 공격을 이끌었고, 김현수와 김민혁(각각 2안타 2타점)이 뒷받침했다.
경기 후 고영표는 "불펜에서 준비했던 대로 투구밸런스가 잘 이뤄져서 만족스럽다. 덕분에 체인지업도 잘 들어갔다. 오늘 등판에서 좋았던 것, 잘 준비했던 부분들을 기억하며 다음 선발 때까지 노력하겠다"는 말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야수들이 경기 초반부터 공수에서 많이 도와줬다. 오늘 날씨가 덥지 않았나. 마운드에서 6~7이닝을 책임지며 도와주고 싶었다"는 진심을 전했다.
"이제 여름이 다가온다. 내가 '고퀄스'라는 내 별명에 맞게만 던져도 수비 시간이 많이 짧아지지 않을까. 팀 동료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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