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울진, 예천, 김천, 밀양, 서천, 목포, 해남….' 스포츠 마케팅을 잘 하는 전국 지자체들이다. '스포츠의, 스포츠를 위한, 스포츠에 의한' 정책 운영을 통해 저마다 스포츠 성지, 메카, 허브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공통점은 또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들은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스포츠를 활용해 정주 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활력 저하를 생활인구 확대로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생활인구는 주민 등록을 한 거주인구는 아니지만, 특정 지자체를 정기적으로 찾아 생활하며 관계를 맺는 사람을 뜻한다. 스포츠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고, 지역 소멸 위기의 지자체는 이를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효과도 긍정적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우선 숙박 시설은 부족했고,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 등 공급자 중심의 유사한 정책 운영은 지역 소멸 해법으로서 지속가능성 확보로 이어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스포츠케이션, 스포츠에듀케이션 등 이종산업간 결합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 중심의 혁신적 시도가 병행되어야만, 스포츠 마케팅이 지역 소멸 위기 해법으로서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지역 소멸 위기 해법으로 스포츠를 활용하는 지자체의 노력과 현주소, 향후 발전 방향 등을 모색해봤다.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이 한창이다. 인구 감소와 함께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밀집 현상이 확대된 탓이다. 사람이 없으니, 지역 경제는 쪼그라든다. 지역 경제의 침체는 주민 이탈로 이어진다. 악순환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포츠가 지역 소멸 위기를 막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성장엔진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수치로 보면 이해가 쉽다. 인구 5만4000명의 지역 소도시 예천. 예천은 지난해에 제11회 예천 도효자배 전국 중·고단축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25건 이상의 전국 규모 스포츠 대회를 진행했고, 전지훈련 유치도 활발히 이뤄졌다. 지난해 각종 대회와 전지훈련 등으로 예천을 찾은 인원은 12만명에 달한다. 지역 거주 인구 수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선수 1인당 숙박·식비·교통비 등로 하루 최소 8만 원 이상을 지출, 직접경제효과도 9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는 게 예천군의 설명이다. 고용과 재소비 등 간접 유발 효과까지 고려하면 경제적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예천은 군청 실업팀과 각 학교의 유소년·청소년팀이 육상·양궁종목에서 상시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 외부 지역 출신 선수단에 대한 지역 주민의 경계심도 적은 편이다. 잘 갖춰진 스포츠 인프라와 지역 전체가 자연스롭게 스포츠 친화 도시의 분위기를 갖추고 있는 게 예천 스포츠 마케팅 경쟁력의 원천이다. 종목 수는 적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문성과 운영 효율성면에서 뛰어난 편에 속한다.
인구 13만의 김천은 최근 '김밥 축제'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건 스포츠다. 남자 프로축구 김천 상무와 여자 프로배구 김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연고지로 스포츠 경기가 상시적으로 진행된다. 지난해의 경우 대통령기 전국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김천컵 전국 유도대회, 김천 춘계 전국주니어테니스대회, 전국 초등학교테니스대회를 비롯해 50여개 이상의 대회를 진행했다. 잘 갖춰진 스포츠 시설 인프라와 장기적 관점에서 관련 분야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관리가 주효했다. 김천종합스포츠타운을 중심으로 일년 내내 축구·배드민턴·테니스·유도·육상 등 다양한 종목의 전국대회가 연중 개최되고 있고, 선수단과 관람객 등 방문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의 직·간접 효과도 수백억원에 달한다.
인구수 10만 가량의 밀양도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26개의 전국단위 대회 개최에 이어 올해는 3개를 더 늘려 29개 대회를 유치했다. 6월 2026 선샤인밀양 전국종별육상경기대회, 7월 제12회 대한체육회장기 생활체육 전국체조대회, 8월 밀양아리랑배 전국배드민턴대회, 밀양시장기 전국남녀 궁도대회를 비롯해 하반기 중에만 17개 대회가 진행된다. 밀양시는 스포츠마케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적인 노력도 한창이다.
삼척, 울진, 서천, 목포, 해남 등의 상황도 스포츠 대회를 활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로 연결시키고 있다. 전국 대회는 엘리트 선수·일반 체육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엔 자자체들이 전국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 대상으로 유소년층의 생활체육 중심으로까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생활체육 관련 대회가 열리면 선수와 선수의 가족, 응원단, 동호인 등 방문 대상이 넓어지고 체류 기간도 늘어나는 효과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울진의 경우 금강송 춘계 중등축구대회, 유소년야구, 여자야구를 중심으로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선 스포츠 대회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심의 콘텐츠 개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해당 지역 내 유소년 선수 육성 차원의 위한 교육 등을 비롯해 지역 생활 체육 활성화 등을 통해 정주 인구 확대라는 근본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자체간 대회 유치 중심의 스포츠마케팅이 치열해지는 만큼 차별화 된 경쟁력이 필요하고,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질 것이란 배경에서다.
삼척의 경우 타 지자체와 달리 관광과 결합하는 형태를 취하며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3대3 농구 대회를 중심으로 복합체육공원시설을 활용하는 등 스포츠관광 브랜드로 육성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도 그럴 것이 관광은 일상적 거주지를 떠나 일시적으로 다른 장소를 방문·체류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사람의 이동과 소비가 동시가 이뤄지고, 늘어난 생활인구는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 스포츠와 관광의 결합(스포츠케이션)은 스포츠 뿐만 아니라 관광 측면에서도 스포츠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3대3 농구 대회 대회당 선수와 관계자들을 포함해 삼척을 찾는 인원은 1000명~1500명 정도다. 여기에 본인의 경기가 끝나면 지역을 머무르는 동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기존 스포츠 대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당 지역의 관광을 비롯해 각종 이벤트 운영이 더해져 참가자들의 만족감을 높인다. 게다가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체육 교육의 장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남자프로 축구단 서울 이랜드 FC를 보유하고 있는 이랜드그룹은 켄싱턴리조트 가평의 축구장 시설을 활용, 이벤트 성으로 프로 축구 선수와 함께 하는 체육교실 형태의 캠프를 선보이며 방문객 유치 확대와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확대로 활용하고 있다. 캔싱턴리조트 가평은 민간 주도로 운영되는 만큼 지자체와 차이는 있지만, 공공적 차원에서 스포츠가 관광을 비롯해 교육(스포츠에듀케이션) 등 이종산업과 결합해 긍정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자체가 스포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포츠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명확하다. 지역 방문객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스포츠 시설 확충과 스포츠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지역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숙소 마련을 비롯해 다양한 스포츠 관련 콘텐츠 체험 프로그램 개발 등의 시도, 더 나아가 방문객이 아닌 지역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 마련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신학승 한양대학교 교수는 "스포츠 관광객은 일반 관광객과 달리 시즌별·정기적으로 재방문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의 생활인구를 확대하고 경제적 활력을 높이는 효과적인 지역소멸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관광의 지역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회 개최 건수나 방문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의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개발해 체류기간과 재방문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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