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월드컵 출전을 앞둔 선수의 가치는 네번째 월드컵 출전을 앞둔 선수가 알아준다.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34·LA FC)이 이번 2026년 북중미월드컵 대표팀 선수단 중 최고참이자 주전 수문장인 김승규(35·FC도쿄)에게 한 말이 큰 울림을 던지고 있다.
손흥민과 김승규는 이번 26명 명단에서 '유이'하게 4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하는 '동지'들. 홍명보호 1기 일원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꿈의 무대'에 데뷔한 둘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최전방과 최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어느덧 '라스트대스'가 임박한 손흥민은 "(김)승규형이 있었기에 우리가 월드컵에 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대한축구협회 공식방송(KFA TV)을 통해 찬사를 보냈다. 김승규는 주장의 '기습 리스펙트'에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지었다.
손흥민은 이어 "승규형이 다쳤을 땐 (조)현우형이 있었고, (송)범근이도 있었다. (골키퍼들이)뒤에서 지켜줬기 때문에 월드컵에 나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뒷문을 지킨 골키퍼 트리오를 향해 엄지를 들었다.
손흥민의 찬사를 들은 김승규는 12일 개막하는 북중미월드컵에서 '대기록'에 도전한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에 4번 이상 출전한 골키퍼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영웅인 '거미손' 이운재 현 베트남 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 한 명이다. 김승규가 이번 대회에 나서면 역사상 두번째로 월드컵에 4회 출전한 수문장으로 등극한다.
월드컵 경기 출전수에선 차이가 난다. 김승규는 지난 3번의 월드컵에서 3경기에 출전했다. 2014년과 2018년 대회에선 백업을 맡았다. 카타르대회에 가서야 비로소 주전 골리로 활약했다. 이운재는 역대 대한민국 월드컵 출전 순위 공동 4위에 해당하는 11경기를 뛰었다.
이번 대회에서 주전 수문장이 유력한 김승규가 2경기 이상을 뛰면 역대 한국인 골키퍼 중 월드컵 출전 순위 2위로 올라선다. 현재 이운재 다음으론 4경기를 뛴 최인영 정성룡이 공동 2위에 위치했다. 이운재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2개 대회 이상에서 주전 골리로 활약한 선수는 없었다. 김승규가 그 어려운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김승규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밥에서 뛰던 시절 두 번이나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겪었다. 선수 생명을 위협하는 두 번의 큰 역경을 보란듯이 이겨냈다. 지난시즌에 이어 올 시즌 FC도쿄 소속으로 J1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며 네번째 월드컵 앞에 섰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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