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판(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흥캡' 손흥민(LA FC)이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 선발 출전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축구대표팀 코치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홍명보호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멕시코 과달라하라 근교 사포판의 훈련장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진행한 전술 훈련을 앞두고 주전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황색 조끼를 10명의 필드 플레이어에게 나눠줬다. A대표팀은 간단한 조깅과 패스 훈련으로 몸을 푼 뒤 약 15분 후부터 전술 훈련에 돌입했다.
주앙 아로수 대표팀 코치로부터 조끼를 맨 먼저 받은 선수는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조끼를 건네받자마자 바로 입었다. 그러고는 동갑내기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과 파트너를 이뤄 패스 훈련을 했다.
손흥민의 뒤를 이어 이재성, 센터백 이한범(미트윌란)이 조끼를 건네받았다. '천재 플레이메이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 '전천후 윙백' 설영우(즈베즈다) 등이 조끼를 입고 전술 훈련을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훈련은 초반 15분만 공개됐다.
대표팀 내에서 '대체불가'에 가까운 입지를 자랑하는 여러 선수가 조끼를 입은 걸로 미뤄볼 때, 주황색 조끼는 체코와의 첫 경기에 나설 베스트11을 의미한다고 추측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손흥민이 네번째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 월드컵에서 첫 경기부터 공격 선봉을 맡을 것이 유력해졌다. 체코전은 12일 오전 11시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홍 감독은 지난달 19일부터 5일까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한 사전 캠프 기간에 "포지션에 대한 고민은 없다"라며 어느정도 베스트11 윤곽이 잡힌 상태임을 암시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5대0 승), 엘살바도르(1대0 승)와의 고지대 실전 친선경기에선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선수와 검증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한 것도 '힌트'였다. 두 경기에 모두 나선 선수를 기준으로 출전시간을 계산해보면, 이동경(153분)-이기혁(152분)-이재성(108분)-이한범(107분)-황희찬(92분)-조규성(92분)-설영우(91분)-김민재-황인범(이상 90분)-카스트로프-손흥민(이상 89분)-백승호(88분)-김진규(73분) 등 순이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실전 감각을 다듬은 이재성 이한범 설영우 김민재 황인범 손흥민 등은 이날 주전조에 속했다.
올 시즌 미국프로축구에서 마수걸이 골을 쏘지 못한 채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첫번째 모의고사에서 전반에만 필드골로 1골, 페널티킥으로 1골, 총 2골을 터뜨리며 득점 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이날 하루에 55, 56호골을 작성한 손흥민은 한국 역대 A매치 최다 득점자인 '차붐' 차범근 전 감독(58골)의 기록을 2골차로 추격했다. 비록 엘살바도르전에선 골맛을 보지 못했지만, 의욕적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다. 7일 현지팬 800여명 앞에서 진행한 오픈 트레이닝에서도 골문 구석에 정확히 꽂히는 전매특허 감아차기 슈팅을 수차례 선보였다.
다른 공격진의 상황도 손흥민의 선발을 부추긴다. '짐승남' 오현규(베식타시)는 소속팀에서 근육 부상을 안은 상태로 팀에 합류해 베이스캠프에 입성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개인 훈련에 할애했다. 엘살바도르전을 앞두고 팀 훈련에 합류해 후반 교체로 실전에 나섰지만, 다소 감각이 떨어진 듯한 둔탁한 움직임을 보였다.
'꽃미남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은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해 머리와 발로 멀티골을 꽂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바로 다음 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전방에서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패스 미스, 볼 컨트롤 미스를 반복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조커'가 더 나은 옵션이라는 게 드러났다. 오현규 역시 대표팀에선 선발보단 교체로 나왔을 때 더 효율적으로 득점을 생산했다.
결국,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믿을 원톱 카드가 손흥민으로 귀결된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대들보, 게다가 동료들의 신뢰를 받는 '캡틴'이다. 지난 세 번의 월드컵 출전을 통해 다른 공격수들이 갖고 있지 못한 '경험'까지 장착했다. 홍 감독은 피지컬이 뛰어난 체코를 "우리가 대응하기 쉽지 않은 팀"이라고 표현하며 경계했다. 그런 체코를 상대로 손흥민과 오현규, 손흥민과 조규성 등 두 명의 공격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꺼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드필더 숫자 싸움에 도움을 줄 2선 공격수를 원톱 공격수 양옆에 배치할 것이 유력시된다. 배준호(스토크시티)의 부상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의 컨디션 난조로, 현 스쿼드상으론 이강인 이재성 황희찬(울버햄튼) 이동경 중에서 두 명이 2선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호는 9일 훈련도 언론에 15분 공개한다. 경기 이틀 전인 10일엔 전체 비공개로 전환한다. 이날 체코전 최종 베스트11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포판(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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