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페르시자 자카르타 지휘봉을 잡았다.
인도네시아 1부리그 전통의 구단 페르시자 자카르타는 8일(한국시각) 공식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신태용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환영합니다. 신태용 감독님'이라는 한국어 메시지에 '자카르타는 당신을 이미 기다리고 있다'라는 제하에 선임 오피셜 영상을 공개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자신의 SNS에 해당 영상을 포스팅해 선임 사실을 전했다.
신 감독은 마우리시오 소우자 감독 후임으로 페르시자 자카르타의 신임 감독에 공식 선임됐다. 페르시자는 소우자 감독이 2025~2026시즌 우승이라는 구단 경영진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리그 3위로 시즌을 마친 직후 계약 종료를 선언했다.
신 감독은 이날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JIS)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직접 답했다. "이번에 페르시자 자카르타의 새로운 감독을 맡게 된 신태용입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신 감독 뒤로 '새로운 챕터(THE NEW CHAPTER)'라는 메시지가 선명했다. 페르시자 자카르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신 감독은 "5년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을 이끌면서 자카르타 메인 경기장을 함께 쓰면서 페르시자 자카르타 팀과 팬들을 많이 접했다. 좋은 팀이다. 인도네시아 리그의 좋은 팀들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카르타 회장님이 긴급하게 부르셔서 미팅을 했다.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적인 부분, 리그에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오게 됐다"고 답했다.
축구 철학에 대한 질문에 언제나 그래왔듯 '신공(신나는 공격)'으로 답했다. "나는 원래 스타일이 공격축구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선 항상 강한 팀들과 경기를 하다보니 수비적인 전술을 만들어 카운트어택(역습) 작전을 썼다. 하지만 리그에선 대표, 단장님, 구단주님과 잘 협의해 좋은 외국인 공격수를 데려오면 훨씬 더 강하고 빠른 축구,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이와 관계없이 실력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줄 뜻을 분명히 했다. "자카르타에도 어린 선수들이 많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미래 위해 경기에서 활용을 많이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달라질 수 있지만 어린 선수들도 뛰면서 성장한다. 그래야 인도네시아 축구가 성장한다"고 말했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질문엔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신 대표팀 코칭스태프들로 구성했다"고 답했다.
다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택한 데 대해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향한 깊은 애정을 전했다. "5년간 자카르타에 살면서 자카르타와 인도네시아를 사랑하게 됐다. 연봉이 같은 수준이라면, 다른 곳이 연봉을 좀더 주더라도 제 마음은 인도네시아로 와야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진심을 털어놨다.
지도자로서의 성장에 대한 질문에 신 감독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 인도네시아에 오기 전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세계 1위 독일을 꺾는 카잔의 기적을 썼다. 그때도 물론 많이 성장했지만 FIFA랭킹 173위 인도네시아의 감독으로 일하면서 정말 많은 성장을 했다. 20세, 23세 선수들을 성장시키면서 나도 함께 성장했다. 울산에 오랜만에 돌아가서 한국에서 겪은 일들도 내게 경험이 됐고, 어떻게 선수들을 원팀으로 만들어야할지에 대한 동기부여가 됐다. 이 경험과 성장을 통해 페르시자 자카르타를 한단계 더 수준높은 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대표팀 감독일 때 자카르타 팬들께서 정말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자카르타 팀에 있는 우리 팬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저를 믿고 구단을 믿고 삼위일체가 돼서 분명하게 좋은 경기를 할 것이다. 항상 팬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모습, 강한 정신력,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갖춘 원팀을 만들겠다. 선수들에게 가장 큰 힘은 팬 여러분이다. 많이 오셔서 응원해달라.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지 매체들은 "신태용 감독은 2019년 12월 말부터 2025년 1월까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을 이끌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온 만큼, 인도네시아 팬들과 남다른 친밀감을 갖고 있다"면서 신 감독 부임에 기대감을 전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성인 대표팀, U-23, U-20 대표팀 등 3개 연령별 대표팀을 동시에 지휘하면서 긴 재임 기간 동안 2020년 AFF 스즈키컵 준우승, 2021년 하노이 SEA 게임 동메달, 2023년 프놈펜 SEA금메달, 인도네시아 U-20 대표팀의 2023 AFC U-20 아시안컵 본선 진출,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의 FIFA 랭킹 상승 기여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페르시자는 1928년 창단된 98년 역사를 지닌 인도네시아 대표 축구 클럽으로 수도 자카르타 연고, K리그로 치면 FC서울과도 같은 상징성을 지닌 팀이다. 서포터 작마니아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동남아 전체에서도 가장 열정적인 팬덤으로 꼽힌다. 최근 지어진 8만2000석 규모의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최첨단 개폐식 지붕을 가진 초대형 경기장이 페르시자의 홈 경기장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10월 울산HD 감독직을 내려놓은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인도네시아 축구의 중심으로 복귀했다. 인도네시아 최고의 인기 구단인 페르시자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난놈' 신태용 감독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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