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키워서 쓴다', 한화의 바뀐 외인선택 기조?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7-11-12 12:20 | 최종수정 2017-11-12 12:20


◇2016년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뛴 키버스 샘슨의 투구 모습. ⓒAFPBBNews = News1

다음 시즌 팀의 행보를 예측하려면 스토브리그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게 몇 가지 있다. 이를테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개편 유무, FA 시장에서의 행동들, 그리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 내용 등이다. 특히 영입한 외국인 선수의 특성에는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지향점이 어느 정도 담겨 있다. 스타일과 경력, 그리고 몸값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궁리해보면 된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키버스 샘슨(26)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여러 모로 파격이다. 기존의 한화가 추구했던 외인 선택의 기준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외인 선택의 기조 자체가 바뀌었다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게인스빌에서 1991년에 태어난 샘슨은 이제 만 26세에 불과한 젊은 투수다. 2009년 샌디에고 파드리스에 4라운드 픽(전체 114번)으로 뽑혀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쌓다가 2015년에야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마이너리그에서 6년을 지내면서 190경기에 등판(141 선발경기)해 748⅓이닝을 던져 48승 43패에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했다. 삼진 780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383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닝당 1개가 넘는 탈삼진 확률, 그리고 삼진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볼넷 비율. 공격적이면서도 제구력이 꽤 받쳐주는 유형임을 짐작케 한다.

무엇보다 그간 특별한 부상 이력이 없는 젊은 투수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전까지 한화는 나이가 많더라도 경력이 화려한 선수를 선호했다. 올해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가 그랬다. 분명 뛰어난 구위와 화려한 경력을 지녔지만, 이들에게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일단 메이저리그의 경력이 주로 불펜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니 한국에서 선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부상이 생겼다. 적지 않은 나이(34세)도 걸림돌이었다. 한화는 이들에게 총 330만달러(오간도-180만달러, 비야누에바-150만달러)를 투자했다. 그러나 비야누에바가 5승, 오간도가 10승을 거뒀다. 투자 대비 성과가 나빴다.

샘슨의 영입은 이런 '고비용-저효율'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또 젊고 역동적인 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한용덕 신임 감독이 투수 조련에도 일가견이 있는 만큼 샘슨을 일종의 '육성형 외인투수'로 보고 영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영입 비용 70만달러가 적은 돈은 아니지만, 샘슨의 이력을 감안하면 투자해볼 만한 금액이다. 만약 샘슨이 KBO리그에서 잠재력을 터트려 10승대 선발로 성장한다면 한화의 새 시도는 리그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