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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좋은 최고의 선수다.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
26일 대전구장에서 만난 호잉은 차분하고 젠틀했다. 다재다능한 이 5툴 플레이어는 "타격은 잘 칠 때도 있고 못 칠 때가 있다. 수비는 항상 잘 해왔고 잘 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영광이다. 우리 팀에 MVP 자격이 있는 선수가 많은데, 감사드린다. (내가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라)모든 팀원이 열심히 노력해 지금 자리까지 온 것이다.
-전지훈련 기간에 열린 연습경기에서 부진해, 적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적응 과정에서 어떤 계기가 있었나.
▶특별히 동기부여가 된 건 없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스프링캠프는 정규시즌에 맞춰 몸을 만들어가는 기간이다. 정규시즌에 잘 하자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오픈 스탠스로 타격한 지 4,5년 된 것 같다. 2013년부터 지금 타격폼으로 타석에 서고 있다. 바깥쪽 공을 공략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항상 잘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고 타격에 임한다.
-구단이 계약을 발표하면서 당신을 소개할 때, '파워'를 강조하지 않았다. KBO리그에서 장타를 의식하고 있나.
▶마이너리그에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을 했다. 내게 파워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미국에선 마이너리그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면 벤치에 있다가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곤 했다. 이러다보니 타격 사이클이 잘 안 맞았다. 한화에선 매일 풀타임 출전해 상대팀 투수들의 성향을 잘 알 수 있다. 어떤 투수는 나에게 주로 빠른공을 던지고, 어떤 투수는 변화구로 승부한다. 이런 걸 파악하고 타격을 할 수 있어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 수비 능력, 송구 능력, 주루 능력을 모두 갖춘 5툴 플레이어(Five-tool player)다. 다섯가지 재능이 모두 특별하겠지만,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능력이 있을 것 같다.
▶(주저없이 바로)수비다. 타격은 잘 칠 때도 있고 못 칠 때도 있다. 수비는 항상 잘 해왔고 잘 할 자신이 있다. 특히 보살에 성공했을 때 자부심을 느낀다.(호잉은 6월 26일 현재 8개의 보살을 기록해 외야수 1위다)
-미국 야구장에 비해 KBO리그 구장은 펜스까지 거리가 짧다. 이런 부분이 자신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구장에서 홈런을 쳤다. 작은 구장도 있었고 큰 구장도 있었는데, 크기는 별 상관이 없다. 좋은 타이밍에서 공을 때리면 넘어간다. (홈런 비거리가 홈런랭킹 상위권에 있는 타자 중 가장 길다고 하자)타격은 공을 잘 맞히는 데 목적이 있다. 그래야 좋은 타구가 나온다. 제이미 로맥(SK)과 두산 선수(김재환)도 좋은 타구를 많이, 또 멀리 보낸다. 의식해서 멀리 치겠다는 생각보단, 정확히 맞힌다는 생각으로 타격한다.
-타율, 홈런, 타점 모두 뛰어나다. 야구가 기록경기다보니 기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인 목표 수치는 없다. 아직 시즌이 절반 남았다. 열심히 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 타율이나 홈런, 타점을 많이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계약하기 전에 한화가 오랜 기간 하위권에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 최근 십년 간 암흑기를 겪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2위를 달리고 있다. 선수들이 노력한 결과다. 우리팀이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소망한다.
-본인의 응원가가 마음에 드나.
▶(활짝 웃으며)응원가가 마음에 든다. 종종 집에 있을 때 나도 모르게 응원가가 머리에서 맴돈다. (팬들이 부르는 응원가에 등장하는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의 의미를 얘기해주자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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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다음 시즌에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한화에서의 생활에 만족한다. 가족 의견도 중요하니 들어봐야 한다. 다만, 더 열심히 해 앞으로 몇 년 간 한화 이글스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최근 한용덕 감독은 호잉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하며, 다른 리그로 못 가게 호잉의 여권을 빼앗아야겠다는 농담을 했다)
-그동안 경험한 '한화야구'를 한줄로 정리한다면.
▶(골똘히 생각을 하다가)열심히 하고, 지는 걸 싫어하는 팀이다.
-타격이 잘 안됐거나 우울해 술을 마시고 싶은데, 함께 하고 싶은 팀 동료가 있다면. 한명만 꼽아달라.
▶꼭 한명을 꼽아야 한다면 이성열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굉장히 친하게 지냈다. 장난도 많이 하고 농담도 많이 했다. (시즌들어서는)내가 안 좋을 때 그 친구가 홈런을 때려주고, 그 친구가 안 좋을 때 내가 치면서 더 친해졌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