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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처럼 뜨겁던 방망이가 거짓말처럼 식었다.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 방망이는 불타올랐다.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 성적은 36안타 24득점, 3연승이었다. 이 기간 넥센에 12실점을 했으나, 한 수 위의 타격 응집력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현재 롯데 타선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전준우, 이대호, 민병헌, 신본기 등 대부분의 타자들이 우타자다. 우타자들은 언더핸드 투수들의 공이 등 뒤에서 몸쪽으로 파고 드는 느낌을 받기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상대적으로 언더핸드 투수의 공에 대처하기 쉬운 좌타자 라인업이 부족하다. 올 시즌 전 경기 출전 중인 손아섭이 사실상 유일한 고정멤버다. 김기태 KIA 감독이 이틀 동안 언더핸드 투수 임기영, 임창용을 잇달아 마운드에 올린 배경엔 롯데 타선의 '체질'이 있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KIA전에 맞춰 민병헌-손아섭을 지명 타자 로테이션으로 돌리고 백업 외야수인 좌타자 나경민을 선발 출전시켜 약점을 덮고자 했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언더핸드 투수 상대 타율이 3할1푼1리인 채태인이 KIA전을 앞두고 감기 증세로 빠진 것. 채태인은 31일 KIA전에서 1-4로 뒤진 8회초 포수 안중열의 대타로 출전했으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조 감독은 "올 시즌 언더핸드 투수가 나오면 시원하게 공략하지 못했다. 채태인이 있었다면 타선에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4연승으로 다시금 중위권 도약의 꿈을 키우던 롯데는 '잠수함 투수'에 막혀 연패로 돌아섰다. 이래저래 답답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