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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 여전히 목측인 KBO 비거리, 더 정확해질 수 없을까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9-08-16 05:50


2019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2사 만루 LG 페게로가 역전 만루포를 치고 들어오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8.13/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홈런 비거리를 더 정확하게 기록할 수는 없을까.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는 5회말 대형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는 빨랫줄 타구였다. 키움 우익수 제리 샌즈는 일찌감치 타구 쫓기를 포기했고, 공은 빠르게 우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 꽂혔다. 페게로의 KBO 공식 홈런 비거리는 125m. 그러나 트랙맨 시스템(레이더 추적 기술)으로 측정한 비거리는 137m로 차이가 컸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는 많았다. 박병호(키움 히어로즈)는 2015년 목동구장에서 대형 장외 홈런을 쳤다. 당시 비거리 135m로 공식 기록됐으나, 트랙맨으로 측정한 비거리는 무려 159m에 달했다.

KBO에선 여전히 눈으로 홈런 비거리를 측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록원들이 대충 감을 잡는 건 아니다. 시즌을 앞두고 야구장 점검과 함께 측량 기사들이 외야 곳곳에 포인트를 새긴다. 그 거점을 근거로 기록원들은 비거리를 기록한다. 비거리는 5m 단위로 측정된다. 이처럼 KBO리그에선 목측이 공식 비거리 측정 방식이다.

일반적인 홈런 타구는 비거리 측정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대형 홈런이 나올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김제원 KBO 기록위원장은 "목측을 하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평소 큰 오차가 없겠지만, 이정표가 될만 한 홈런이나 장외 홈런이 나오기도 한다. 그럴 때는 기록원들도 고충이 많다"면서 "기계도 오류는 꽤 있다고 들었다. 그래도 과학적으로 하기 때문에 신뢰성은 더 있을 것이다. 또 궁금증이 해소될 수 있는 부분들도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역사가 깊은 미국 메이저리그는 2015년부터 도입된 '스탯캐스트(Statcast)'를 활용한다. 스탯캐스트는 레이더 추적 기술과 광학 카메라 기술이 결합된 시스템. 타구 궤적, 발사 속도, 발사각, 비거리는 물론이고, 주자의 속도, 수비수의 속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측정한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홈런 비거리도 비교적 정확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수집된 타구 속도, 비거리, 발사각 등이 공개된다. 비거리는 1피트(약 30㎝) 단위로 측정된다.

KBO에서는 불가능한 일일까. 현재 10개 구단이 사용하는 9개 구장에는 모두 트랙맨 시스템이 설치돼있다. KIA 타이거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이 전력 분석에 활용한다. KIA는 다른 시스템을 활용해 전력 분석을 한다. 트랙맨 뿐 아니라 각종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전력 분석이 이루어진다. 그 범위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문제는 통일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공식 기록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KBO 관계자는 "구단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력 분석 시스템은 KBO 차원에서 설치한 게 아니다. 전력 분석용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공식 기록으로 사용하진 못한다. 과거에는 설치되지 않은 구장도 있었다. 통합 시스템이 없어 비거리 측정은 이전의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또 기계만 설치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다. 안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하다.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데, 구단마다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BO 역시 정확한 측정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가장 좋은 건 리그에서 운영할 수 있는 통합적인 시스템이 나오는 것이다. 언젠가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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